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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불안한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 처방전

by 모티
Photo by 별이

나는 왜 불안할까? 오랫동안 나를 옭아매는 의문이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불안은 이유가 있기도, 없기도 하다. 무시할수록 삶을 뒤죽박죽이 헤집어 놓고 의식하면 두려움이 똬리를 틀어 주도권을 내주게 되어 불안에 노예로 살게 된다. 많은 부분은 경쟁에 대한 경계, 불확실한 미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며 타인과의 갈등, 정체성이 선명성과 비례하여 불안도 진화했다.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안돼, 난 못해’, ‘이일을 할까 말까’, ‘말만 앞서고 실천은 안돼’, ‘아이에게 지나친 간섭을 아닐까’ 등 불안의 파도는 쉼 없이 일상에 밀려온다. 변화무쌍한 불안의 공격에 어설픈 수비가 늘 아쉬웠다.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는 가뭄에 단비처럼 불안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과학적인 심리 처방을 해주니 반갑다. 다양한 경험과 혜안이 잘 버무려진 해결책은 상황별 불안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울 줄 것이다. 불안은 무서운 감정이 아니며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여 삶의 에너지로 만들자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책은 크게 5장으로 감정, 선택, 성장, 직장, 인간관계의 불안을 다룬다. 감정은 왜 불안에 영향을 줄까?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늘 후회하는가?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가? 직장에서의 불안은 어떻게 이겨내는가? 나는 왜 인간관계가 불편한가? 에 대해 객관적 근거와 사례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적정한 불안의 쓸모, 자기 의심 이해, 자기 관계 회복, 나를 소중히 여기는 연습, 자존감 회복, 감정의 주인 되기, 건강한 몸이 중요성, 감정 입자도 높이기, 감정을 안정시키는 방법 등 60가지 심리 처방을 제시한다. 소주제별 마지막 부분에 쓸모 있는 심리학 산책과 Point, 생각해 보기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핵심을 요약했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을 제시하고 인간의 발달 단계를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 등 8단계로 구분했다. 마치 자전적 영화처럼 인간은 태어나면 자신만의 인생 각본을 갖고 ‘아이’, ‘학생’, ‘직장인’, ‘배우자’, ‘부모’ 등 단계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단계마다 심리적 위기를 만나는데 그 위기를 원만하게 헤쳐나간다면 더 새롭고 성숙한 심리적 기질을 소유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위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다음 단계에서 그 위기가 다시 나타나 보충수업을 해야 한다고 알려준다.(p142)



앞으로도 매일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 걱정하며, 스스로를 다그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며, 업무의 부담과 스트레스로 불안과 동행하며 지낼 것이다. 그러나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세상에 덜 휘둘리도록 배움과 성장에 매진할 것이다.


저자는 “행복과 불안은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다. 그 핵심은 어떠한 일을 얼마나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이다.”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 일을 더 잘하게 되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한다. 반면 불안과 초조함을 가지고 노력이 반드시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만큼의 결과를 얻는다고 강조한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불안을 해부하고 다양하게 조립할 수 있는 툴을 제시해준 저자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아무리 많은 이치라도 내 삶에 적용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지식일 뿐이다. 책을 덮은 후 흐릿한 불안의 정체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불안이란 녀석을 알았으니 불안을 만나면 Hi라고 부르며, 불안을 보낼 때는 Good bye라고 해야겠다. 불안은 그동안 나를 쉴 새 없이 흔들었지만 그전처럼 의문의 1패처럼 당하지만 않을 거라고 다짐한다.

□ 인상 깊은 문장


○ “사람들은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일을 소홀히 하거나 멈춘다. 그런데 불안이라는 감정이 생기면 그때서야 우리는 자아를 감지하고 과거를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된다.” (p20)


○ “우리가 자신을 믿는 과정은 ‘깃털의 보드라운 어루만짐’ 일 수도 있고, ‘망치의 묵직한 타격’ 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되느냐는 전적으로 당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p30)


○ “거짓된 감정에서 벗어나 다시 힘을 얻고 싶다면 두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숫자를 ‘5’에서 ‘1’까지 거꾸로 세면서 자기 의심을 버리고 자신에 대한 지배권을 찾아오는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능력 있는 미래의 나와 함께 현재 상항을 인식하고 성장의 힘을 믿는 것이다.”(p37)


○ “건강한 몸이야말로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 낼 수 있는 최고의 양약이다.”(p51)


○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이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그들은 다른 사람과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지도 않는다.“(p66)


○ "사람의 의지력은 한계가 있다. 계획이 실천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간극이 존재하는데 이성이 언제나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즉, 코끼리를 탄 기수가 코끼리를 오랜 시간 통제하면 지치게 된다.(p96)


○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누구나 두 번의 인생이 있다. 첫 번째 인생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두 번째 인생은 자신을 위해 산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쉬지 않고 여러 역할을 하고 살아왔다면 이제는 마음속의 자아를 찾고 나답게 살아야 한다."(p148)


○ "시련은 누군가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발판이 된다. 중요한 것은 시련이 닥쳤을 때의 회복탄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p177)


○ "소라 껍데기 안에 불당도 짓는다는 말이 있어. 의지만 있으면 아무리 따분하고 무미건조한 일이라도 남다른 성과를 만들 수 있어.“(p192)

○ 고전소설 <제인 에어>의 여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더 고립될수록, 친구가 더 줄어들수록, 더 인정받지 못할수록 나는 나 자신을 더 존중할 것이다. “ 그럼 어떻게 해야 자신을 존중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과 연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P280)


<서평단 모집에 채택되어 요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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