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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y 31. 2022

[시 감상] 홍차를 끓이고 빵을 굽다

시 한 편에 미래를 담습니다.


   홍차를 끓이고 빵을 굽다

                              (토미오카 다에코)

 

당신이 홍차를 끓이고

나는 빵을 굽겠지요

그렇게 살아가노라면

때로는 어느 초저녁

붉게 물든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그것으로 그뿐, 이제 이곳에는 더 오지 않을 걸


우리들은 덧문을 내리고 문을 걸고

홍차를 끓이고 빵을 굽고

아무튼 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마당에 묻어줄 날이 있을 거라고

언제가 그렇게 이야기하며

평소처럼 먹을 것을 찾으러 가게 되겠지요


당신이 아니면 내가

나를 아니면 당신을

마당에 묻어줄 때가 마침내 있게 되고

남은 한 사람이 홍차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그때에 비로소 이야기는 끝나게 되겠지요

당신의 자유도

바보들이나 하는 이야기 같은 것이 되겠지요



하루 버텨내는 스스로에 가끔은 안쓰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인생이 덧없는 생각도 듭니다. 럴 때면 습관처럼 책을 찾습니다. <탱자>라는 수필집에 소개된 오정희 작가님의 '나이 드는 일'을 읽으며 시 한 편에 오래도록 머물렀습니다.


공간과 시대를 뛰어넘어 나타난 귀인이 적당한 처방으로 적절한 가르침을 줍니다. 살다 보면 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때,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5년, 10년, 30년 후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 등을 두드려 주니까요.    


노부부가 함께 써 내려간 인생 드라마가 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드라마희로애락 애오욕의 이야기에  롤러코스터 같은 극적 반전도 었을 겁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노부부의 삶을 조명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과거의 인연에 감사하고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에 용서를 구하나둘 정리하겠지요.


자식들의 안녕을 바라고 지난 삶의 선택에 대해 반추할 겁니다. 죽음은 인간을 겸손하게 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찾게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건강을 잃고야 건강의 소중함을 절감하듯, 평온한 일상이 깨진 후라야 로소 삶의 전반을 돌아보게 됩니다.


제 경험상 어려운 상황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느냐", "어떤 교훈을 얻어 실천하느냐"수렴었습니다. 


책연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지금이 카이로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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