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을 좋아합니다. 쉬운 언어가 어쩜 그리 공감이 되는지, 곱씹을수록 의미가 진해집니다. 우리는 누구나 타인에게 좋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황폐화된 마음에 날마다 나무 한그루를 심을 수 있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언제 자랄지 모른다 하더라도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싶습니다.
사랑도 주고받음이라고 하지만 받는데 더 익숙한 것이 본능입니다. 많이 받았다는 건 그만큼 상대의 마음을 얻었다는 것, 상대의 마음의 에너지를 가져와 내 안의 사막을 가꾸었다는 의미겠지요. 저는 많은 사람에게 의미 있는 사람, 인정받는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먼저 아끼는 사람에게 쉴 수 있는,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지 않은 채 모든 노력은 사상누각처럼 허망한 것도 알았습니다.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행복을 좇아 사는 어리석은 삶을 살았으니까요. 타인이 정한 기준과 다음을 기약하는 공수표를 날리며 아등바등 열심히만 살았습니다. 그러나 제 때 관심과 정성을 두지 못했던 일들이 부메랑처럼 뒤늦은 청구서를내밀고 있으니까요.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살피는 것, 내가 바로 서도록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을 선용하며 황폐화된 나와 당신의 마음에 나무 한그루를 심는 삶임을 알았습니다.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는 의미에 오래도록 머문 이유입니다. 그래서오늘도 덜 후회하도록 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