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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어른의 무게'를 읽고

어른이라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by 모티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 아니 버겁다. '불안', '우울', '책임' 이란 단어를 달고 산다. 누가 인생을 즐긴다고 했던가. 하루하루 버텨내기도 만만찮다. 책을 읽으며 수양을, 글을 쓰면서 감정 조절을 다짐해야 하는 갈대 같은 연약함을 부인할 수 없다. 다양한 역할 가면을 쓴 채 마음의 소리를 억누르며 살아간다. 야생성을 잃어버린 동물처럼 익숙함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편안함이 행복의 기준,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약한 인간, 무늬만 어른인지 모른다.


이 책은 고백적 성찰 기록이다. 저자는 어른이 되면 대범하고 단단해질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솔직 담백한 분투기다. 누구나 삶에는 드러나지 않은 소중한 이야기가 있다며 아픈 경험, 어려운 순간을 겪으면서 맷집도 생기고 성장하면 덜 휘청거린다고 한다. 지루하고 밋밋한 삶 속에서 자신의 색깔로 따뜻함을 덧칠하기 위한 처절한 몸무림의 결과물이다. 평범함을 들여다보며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향해 걸어가는 지난한 과정이 어른의 삶이라 한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누구나 어른이 됨을, 2장은 선을 넘었습니다를, 3장은 당연하다는 말 대신을, 4장은 어른으로 살기 위하여 필요한 것을 담았다. 몸이 자랐다고,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결혼했다고 어른은 아니라고 한다. 삶에서 배어나는 경험을 일상의 자양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한다.



적바림의 흔적


- 난 모든 것이 부족한 어른, 일상 관찰자, 순간 기록자, 독서가, 작은 실천가, 동기부여가, 휘청거리지 않으려 마음 수양에 힘쓰는 자

- 말과 행동의 간극이 적을수록 나다움이 아닐까?

- 관계의 밀물과 썰물, 억지스러운 관계에 집착

- 자신감은 스스로 만드는 것, 실력은 자신감의 뿌리

- 부정적 단어와 거친 언어는 삶을 오염시킨다.

- 충고하지 말라. 변하지 않을 테니.

- 온기 있는 생각, 정성 담은 행동



인상 깊은 문장


"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라는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의 말을 곱씹었다.(p24)


"각양각색의 가면을 쓰는 과정을 거쳐 인간은 완성된다."

(p32)


"두려움은 걱정이라는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p47)


"글을 쓰면서부터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고 들은 소리를 깊숙하게 들어본다. 생각하는 시간은 마음을 가다듬고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과정이다."(p57)


"독이 되는 베풂을 줄이고, 덕이 되는 베풂을 늘리는 연습이 필요할 때다."(p86)


"소리 지르며 윽박지르는 행동만 갑질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습관이 더 무서운 갑질이다. 민폐인지 아닌지 모르는 태연한 버릇이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지도 모른다."(p111)


"꼰대의 가장 큰 문제는 상대를 바꿀 수 있다는 착각이다. 부모도 자식을 바꿀 수 없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나 자신도 나를 바꾸기 힘든 마당에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부은들 무슨 효험이 있을까."(p125)


"삶이란 자신에게 내어줄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욕망이든, 악이든, 깡이든, 여유든, 실력이든, 노력이든 치열한 과정을 거치며 삶은 완성된다."(P186)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은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흘리는 삶이 아닌 채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p204)


"내가 가족을 버텨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안 가족은 나를 버텨내고 있었다."(p217)


"어른이라면 마음으로 듣고 몸으로 흡수해야 한다.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진정한 어른의 빛이 번진다. 지위와 상관없이 배우는 사람이 존경받는 시대다."(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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