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숲을 걷는다. 숲의 기운을 담기 위해 들숨을 쉬며 날숨을 내뱉는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눈을 감고 몸을 맡긴다. 하늘에두 팔을 벌리며 오롯이 자연과 하나가 된다. 바람을 의식하지 않았을 뿐, 바람은 언제나 곁에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니었다.
너무 무겁고 딱딱하지 않고, 심각하지 않게 적당한 흔들거림으로 살고 싶다. 자연의 소리에 화답하고 사람의 표현에 호응하며 주고받고, 받고 주는 관계에 소홀하지 않도록 너무 바쁘지도 않게 그렇다고 한가하지도 않게 지내고 싶다.
새소리에 콧노래로 호응하고 하늘에 색다른 구름을 보면서 10분의 여유를 찾아야지. 자연 풍경을 천천히 관찰하며 조금은 느린 삶을 살고 싶다.
다음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움직이는 거다. 여유가 없어서, 바쁘다는 핑계는 말자. 무엇을 위해 달음질하는가? 건강을 잃고서야, 소중한 것들을 잃고서야 다짐을 반복할 건가.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이듯 발걸음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 죽기 전에 후회 없이 건들대보라는 시인의 경종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