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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ug 31. 2022

[노래 산책]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노래가 주는 깨달음을 담습니다.

photo by 빛피스

https://youtu.be/ScF8KH164xY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원곡 이소라, 노래 린)


난 너에게 편지를 써 모든 걸 말하겠어

변함없는 마음을 적어주겠어


난 저 별에게 다짐했어 내 모든 걸 다 걸겠어

끝도 없는 사랑을 보여주겠어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걸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오 그렇게 싫어해 날


난 욕심이 너무 깊어 더 많은 걸 갖고 싶어

너의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난 슬퍼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걸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오 그렇게 날 싫어해 날

너에게 편지를 써 내 모든 걸 말하겠어




흠뻑 가 내렸으면 좋겠다.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빗소리가 주는 차분함을 누리고 싶어서다. 잠시 내리는 비가 반가웠다. 들리지 않는 음악과 연결되는 고마운 비다. 음악비가 내릴 때가 있다. 현재 감정 주파수에 따라 스며드는 노래가 있다.


일의 홍수에 떠밀려 책도, 음악도, 글쓰기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느라 새로운 미션에 몰두하느라 기존의 규칙은 해체되었다. 린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너를 사랑하는 것이 누구냐고", "너는 너를 사랑하고 있냐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깜냥 이상을 드러내려 몸부림 친척도 많았던 때가 있었다. 내 기준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며 30대 중반까지 보냈다. 남들이 말하는 성실 총량만큼 충실하지 못했다. 뒤늦게 책을 읽고 자기 계발에 몰두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교만은 세련되게 굳어졌고, 고집은 드러나지 않을 뿐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산다는 착각도 했다. 자신의 위치에서 행동으로 잘 살아내는 사람, 글을 쓰지 않아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분들도 보았다. 보이는 것으로 세상을 재단하며 어쭙잖은 성장을 자위했다. 부끄러운 단상이다.


사춘기 자녀의 태풍이 두 차례 고서야 부모도 얼마나 나약하고 시시때때로 흔들리는 존재인지 절감했다. 남의 자식 함부로 말했던 어리석음은 자취를 감췄다. 경험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의 허무맹랑함을 알았다. 일상에 안녕 없이, 무엇인가 집중하기는 어렵다. 나를 위해 시간을 만들어야 하지만 온 힘으로 아이를 세우려는 아내의 모습 앞에 나의 모든 행동은 사치로 비칠까 조심스럽다. 


태풍은 삶을 단단하게 한다. 감사의 밑바닥까지 찾게 만들며 살아 있음까지도 의식하게 한다. 내 잘못은 없는지, 나의 부족함은 아닌지, 지난 삶의 부메랑인 거 같아 한숨만 내뱉기를 반복했다.



자연 앞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유한한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아야 되는가? 그간 지나쳤던 것들을 돌아보게 한다. 절대적인 시간 앞에서는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자세를 낮추며 안전한 곳에 몸을 피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자연에 맞서는 게 어리석듯, 나만 좋은 것은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직무유기일 수 있다. 이틀에 한번 발행하던 글이 어제는 11일째 한편을 썼다. 하루에 10분 책을 읽는 짬도 버거웠다. 장대비가 내리는 때는 피하며 비가 멈추길 기다리는 게 현명함을 안다.


"난 욕심이 너무 깊어 더 많은 걸 갖고 싶어  마음을 가질 수 없어 난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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