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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Dec 03. 2022

[문장 산책] 인간의 불행은 단 한 가지

하루에 얼마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가


파스칼은 "인간의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무엇을 하며 누구를 만났고 어떤 좋은 점과 실수를 했나 생각하며 반성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컨디션 조절 습관> 중에서


공허함을 채우는 방법


글을 듬성듬성 쓴다. 지난달,  편을 겨우 썼다. 밥 먹는 것처럼 글쓰기가 자연스러울 때가 있었다. 뒷전으로 밀린 현실 그리 즐겁지는 않다. 어쩔 수 없받아들일 뿐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메르기에 삶이 건조할지 모른다. 통과의례처럼 이 과정을 지나야 하기에 벗어날 그날을 떠올리며 하루씩 지워갈 뿐이다.


일과 관계가 꼬인 실타래처럼 답이 없을 때는 어둠 속에 갇힌 것처럼 불안감에 압도된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며 끊어야 할 때도 있었다.


마음이 화를 낼 때면 계획에 없던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나를 잘 살피지 못해 불평이 늘고 목소리가 커지는 때는 떠나야 할 때다. 흐트러진 생각을 방치할수록 시간은 채권자처럼 나를 괴롭히며 무질서를 요구했다.


소란스러운 공간, 바쁜 일상에서 잠시 어나는 것만으로 긴 숨을 내 쉴 수가 있었다. 오후 반차를 내고 근처 바닷가를 가거나 작은 책방에 들러 시간을 보내면 보약 먹는 것처럼 힘이 나곤 했다.



살다 보면 유난히 긴 터널을 지날 때가 있다. 너무 길어 "무너져서 갇히면 어떡하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상상에 빠지기도 한다. 내 깜냥보다 많은 일을 해야 했던 지난 몇 달이었다. 주말도 반납하고 몇 번의 새벽도 보냈다. 안 먹던 영양제도 챙기며 시간의 축적에 의지했다. 부족한 잠은 틈틈이 차에서 쪽잠으로 채웠다. 한 달새 몸은 5킬로 이상 가벼워졌다. 고민의 깊이만큼 비례함에도 문제에 압도되어 방향성에 의문을 가졌다. 할 수 있을까라는 한계와 마주하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대신해 줄 사람이 있다면 부탁하고 싶었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일도 감당할 땐 큰일이다. 아쉬운 판단, 집중시간의 부족함, 혼자 끙끙 앓았던 전체 과정을 복기하며 불편한 진실들과 마주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닐지라도 동료들과 가족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저녁을 함께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도울 일이 없냐며 선뜻 시간을 내어준 후배, 문제를 함께 고민해준 선배, 건강을 걱정하며 우렁각시인 아내, 아빠 힘내라며 응원해주는 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음의 빚은 그때그때 표현하며 갚기 다짐한다. 내편이 있다는 것,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힘들 때마다 나를 일으킨 원동력이었다.



몇 달 만에 최애 장소에 왔다. 여러 권의 책을 읽었고 몇 편의 글을 다듬으며 사색을 즐겼던 공간이라 특별한 곳이다.


은은한 커피 향, 적당한 소음, 귀에 스며든 음악 배경 삼아 아내와 정담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한다.


3주 만에 글을 썼다. 창밖의 풍경도, 달리는 자동차도 오감의 재료가 된다. 쉼이 없는 삶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와 같다. 낮과 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살기 위해서'

 

잘 멈추고, 적절히 쉬며 다운되었던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나만의 시간 곧 나를 살리는 시간임을 잊지 않는다.


'뮛이 중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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