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Dec 25. 2022

[문장 산책] 통찰과 성찰

통찰의 시선은 '바깥쪽', 성찰은 '안쪽'

'통찰'이란 무엇인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 그 본질을 파악하여, 사람들에게 '아하' 하게 만드는 것이 '통찰'이다. 반면, '성찰'이란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것'이다. 통찰은 시선이 '바깥쪽'이지만, 성찰은 '안쪽'이다. <통찰의 시간> 중에서


좋은 문장은 곱씹을수록 깊은 울림을 준다. 통찰과 성찰을 바깥과 안쪽으로 나누는 시선이 부럽다. 하루아침에 얻어지진 않았을 예리함으로 곧 노력과 애씀의 결과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데 있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시인들은 말한다.

"대상을 낯설게 보고, 일체화돼야 한다고"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다. 관심으로 관찰하다 관통하기까지 계절이 바뀔 수도 있다. 작은 차이잡기 위해선 예민한 감각이 필요하지만 수신불량인

경우가 많다. 쌓인 일, 어쩔 수 없는 일, 다양한 관계에 치여 건강에 소홀하니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쪽으로 반응하기 쉽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은 직장에 배분되어 작은 여유도 의식해야만 내 것이 된다. 가끔씩 동료들과 식사하며 가뿐 숨을 고를 뿐이다. 하고 싶은 일은 생각뿐이니 건조한 삶의 연속이다. 가끔씩 하루라는 그림에 밝은 덧칠을 하지만 어두운 톤일 경우가 많다.



40대 중반의 다양한 역할에서 요구되는 무게감은 녹록지 않다. 인풋은 부족하고 아웃풋은 수시로 요구된다. 직장에선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과 가정에선 아이들의 사춘기가 맞물려있다. 신경 쓸 일은 늘고 체력은 떨어진다. 직장에선 낀 세대로 위와 아래 눈치를 봐야 한다. 직장인의 비애라지만 처량한 때도 종종 있다. "돈 있으면 스트레스 안 받고 퇴직하겠다"는 선배의 푸념이 흘려지지 않는다.


수년간 자기 계발 책을 읽은 만큼 지혜는 생기지 않았고, 건강서적을 읽어도 과체중은 그대로였다.   아는 것을 하는 것으로 착각하니 변화는 더디고 불평이 늘었다. 슬럼프는 공과금처럼 수시로 찾아오고 무얼 선택해도 집중되지 않는다. 기억력도 떨어져 애로가 많다. 습관하나 바꾸기도 버거웠다. 하다 말 다를 반복하다 멈추는 경우도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는 않았다. 핑계보다는 10분이라도 할애했다. 시간이 축적되니 작지만 의미 있는 열매들도 생겨났다. 책 읽는 가족문화, 공무원 독서플랫폼 운영, 브런치 활동, 독서모임 운영 및 참여, 독서인과 작가와의 교류 등으로 앎과 행동의 경계가 점점 확장되었다. 나눔의 가치,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다. 나도 좋고 상대도 좋은 방향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삶이지만 생각 없이 살지는 않는다. 배움에 게으르지 않으려 현재에만 매몰되지 않으려 의식한다. 며칠 새 미뤄두었던 일을 하나 둘 챙기며 아듀 2022를 준비하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부침이 많았던 해였다. 익숙한 것에 속아 소중한 것을 간과했던 후회도 있었다. 앞만 보기보다 뒤와 옆 그리고 풍경도 보는 삶을 다짐한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가 됨을, 작은 성취가 모여 발전이라는 변화를 믿는다. 


견뎌야 할 기간이 7개월 일지 1년 일지 모르지만 그 무게를 감당하는 건 오롯이 내 몫이다. 성찰과 통찰을 생각하면서.

#통찰#성찰#문장산책#작은 성취

매거진의 이전글 [문장 산책]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