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음악이 친구였던 소녀는 이문세, 공일오비, 신해철, 윤종신, 푸른 하늘, 이선희, 엠시더맥스, 임창정, 신효범, 신승훈, 이적, 이승환, 린, 박정현, 싸이, 성시경, 박효신, 정동하, 10센치를 들으며30년을 훌쩍 보냈습니다.
그녀와 8번의 봄을 지나 가정을 이뤘습니다.기쁨과 슬픔이 버무려진 이인삼각경기를 하면서.
음악에 관심 없던 내게 꾸준히 노크하며 소통하길 원했던 10년. 어느 순간 가사가 들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밀어내지 않는 것도 한 번쯤은 해봐야겠습니다. 나인덕 시인은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노래 가삿말 중 "그댈 향한 내 사랑은 공휴일도 없어요"란 말에 사랑의 넓이와 깊이를 헤아려봅니다.오랫동안 묵혀둔 얘기를 꺼내며 음악이 준 색다른 공명을 음미합니다. 노래가 선명하게 들립니다. 서로를 쳐다봅니다. 나와 함께 가시렵니까를 물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