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눔이 지친 삶을 위로합니다.
직장 휴게실 보드판에 매주 짧은 문장을 남긴다. 이유는 단순하다. 보는 이가 잠시 멈춤을 위해서다. 최대 6명이 앉는 탁자와 공간에서 회의와 면담 그리고 식사 등 전천후 공간으로 활용된다.
9년 전 승진을 앞둔 힘든 시기가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쉴 새 없이 단거리 경주처럼 지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상상조차 어려웠다. 온전한 주말은 한 달에 한두 번으로 '오늘도 무사히'라는 주문으로 하루를 열었다. 일의 총량이 차야 승진한다는 선배들의 말이 실감 났다. 초등 저학년인 아이들은 온전히 아내몫으로 조금만 참아달라며 버틴 때였다.
직장인은 승진을 앞두고 많은 부담을 갖는다. 업무의 무게도 있지만 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주변 사람의 기대도 얹힌다. 국(局) 서무 때 일이다. 국의 주요 일정과 협조사항을 나누면서 끝부분에 문장 한 줄을 나눴다. 메마른 대지에 단비가 되기를 바랐다.
지친 직원들에게 잠시 쉼을 주기 위한 응원으로 6개월가량 나눴다. 가끔은 힘이 된다는 직원의 말에 보람도 생겼다. 퇴직을 앞둔 선배가 매일 글귀가 삶을 돌아보게 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특정 문장에 멈출 때가 있다. 내 감정에 따라 끌리는 문장도 다르다. 지칠 때면 위로가, 고통 중에는 비슷한 깨달음이, 관계가 불편할 때는 내려둠이 와닿는다. 힘들 때마다 문장이 주는 공감과 위로가 적지 않았다. 마음닻을 내리는 문장은 숨구멍이 된다.
각박한 직장에서 선배의 말 한마디, 동료와 차 한잔, 서로의 공백을 메워주는 노력 등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사무실 분위기를 바꾼다.
후배들에게 자주 얘기한다. "버티는 것도 능력이다"
우리에게 과소 평가되는 힘은 버티는 것이다. 때론 성과를 내지 못한 하루, 의욕이 바닥난 하루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킨 하루
그 하루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작은 성취를 쌓아가다 보면 조금씩 흐름이 바뀌는 걸 안다. 덜 힘들어지고, 덜 상처받고, 더 웃게 되는 힘도 생긴다.
오늘도 15분 책 읽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의 1%는 결코 적지 않다. 끌리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나눔을 생각한다. 상대를 위함이 곧 나를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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