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는 편이다. 평일에는 20분 내외, 주말에는 5시간 정도 읽는다. 일주일 평균 1~2권 정도는 읽는다. 매일 책을 읽는 방법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아침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활용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책을 두는 것, 읽지 않더라도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일어나서는 집중이 필요한 책을 선택하고, 차에서나 틈나는 시간에는 가벼운 에세이를 주로 읽는다. 잠들기 전에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나 문학 분야를 주로 읽는다. 보통 메인 도서 1권에 서브 도서 2~3권을 번갈아 가며 같이 읽는 편이다.
매일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업무 강도와 가정 여건 등 다양한 변수들은 책 읽기를 포기하도록 늘 종용하기도 했다. 그 시간에 차라리 부족한 잠을 잠자는 것이 낫다는 달콤한 속삭임과도 늘 싸워야 했다.
7년 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친 때가 있었다. 자존감은 바닥이었고, 매사에 의욕이 없었다. 멈춤이 없이는 회복할 수 없이 스스로는 일어설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멈추게 되어서야 비로소 나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타인의 인정을 갈급하며 만족을 밖에서 찾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지 느꼈다. 기본이 부족하니 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내 역량으로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가 무척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면의 힘이 약한 것은 폭풍우가 휘몰아칠 때 쉽게 뽑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절감했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무시당한 채로 부끄럽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장 힘든 순간에 선택한 것은 ‘책’이었다. 그렇게 절박하게 일어나고 싶어서 책을 꽉 붙잡았다.
지인이 보내준 전남 담양의 관방제림
의지와 다짐만으로는 독서습관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어서다. 그러기에 먼저 내가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책을 취미로 읽는다고 접근하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되어 “책을 읽어야 하는데”만 반복할지도 모른다.
업무 활용, 교양 쌓기, 관심분야 확장, 재테크, 노후 준비, 인격 함양, 휴식과 위로 등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목적이 분명한 상태로 책을 읽는 때 지치지 않고 더 오래 읽게 된다. 주변에 독서인이 있어 자연스레 좋은 영향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다.
의지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환경 속에 들어가는것이다. 내 경우는 독서모임 활동 및 독서 커뮤니티 운영이었다. 3개의 독서 도임에 참여하며 매월 3권 이상은 책을 읽는다. 발표하는 경우도 가끔 있어 더 신경 써서 읽으니 독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며 회원 간 생각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적토성산이란 말처럼 처음에는 조그만 몸짓이었다.
지난 2년 반 동안 독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내게는 큰 도전이었다. 때론 버겁기도 하지만 그 환경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기에 독서력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매주 1~2회 책을 소개하고 정보를 나누는 일은 꾸준함과 성실을 필요로 하는 부담되는 노동이었다. 그럴 때마다 도움을 받는다는 회원들의 있어서 중도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현재는 공동 운영자 3명을 포함하여 900명이 넘는 전국 공무원 커뮤니티로 성장하였다.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의 의미를 체득했다. 독서 사랑방으로 독서습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책 읽는 공무원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음을 생각하면서.
직장 동료가 일도 바쁜데 어떻게 책을 읽을 수가 있냐고 묻는 적이 있었다.
"의지로 작심삼일을 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책을 읽어야 하는환경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더 아끼고 집중하니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밥을 먹는 것처럼그냥 책을 읽습니다."라며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