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기자의자동차생활 Jun 19. 2018

그랜저IG는 어떻게 스테디셀러가 됐나?

현대차 그랜저IG의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2018년 1~5월 내수시장 누적판매대수를 살펴보면, 그랜저IG의 누적판매대수는 3만9765대로, 포터의 뒤를 잇는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승용만 따로 분류하면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왜 이렇게 잘 팔리는 걸까? 무엇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걸까?

#그랜저는 오랜시간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다. 지금이야 그 의미가 좀 퇴색된 게 사실이지만,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하차감'을 누릴 수 있는 차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타인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춰질 지 신경쓰는 일종의 허영심이 이런 대세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그 특유의 허영심을 잘 읽었고, 그에 맞는 제품을 내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실용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거다.    

#군중심리도 작용했다고 본다. 모두가 사는 걸 사고자 하는 마음이 판매량으로 드러난 것.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이런 경향이 강하다. 자신만의 색깔을 갖기 보다는 다수에 묻어 가려고 하는. 그래야 욕을 덜 먹으니까. "그 값주고 왜 그런 차를 샀어? 나 같으면 차라리 이 차를 사겠다"는 얘기, 주변에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 돈을 보태준 것도 아니면서 한 개인의 선택을 너무 쉽게 무시해 버리는 오지랖. 아무튼 많은 사람이 사는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나도 그들 안에 속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사회적 인정을 받으려는 심리가 그랜저를 스테디셀러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가성비만 놓고 보면 이만한 차도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시하는 부분을 또 한 번 충족한다. 가격은 3105~4330만원(장기렌트를 하면 2625만원에도 구매 가능하다).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은 고급 세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실제 판매량을 봐도 올 1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을 견인한 건 가장 하위 모델인 2.4 가솔린(1만4466대)이었다. 엔트리급부터 듀얼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 17인치 알로이 휠, 이중접합 차음유리, 듀얼 머플러, 슈퍼비전 클러스터, 천연가죽시트, 8인치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ECM 룸미러 등이 들어가니 혹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기빼고 다 있다. 가솔린, 디젤, LPG,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이 다양한 소비층을 흡수한다. 입맛에 따라 고르기만 하면된다. 이탈 고객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랜저IG는 소비자가 원하는 엔진, 원하는 옵션, 원하는 가격 등이 모두 구비된 현대차의 '메인디시'다.

그랜저는 그랜저다. 이를 대체할 만한 차는 사실상 없다. 기아차 K7?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아직 역부족이다. 디자인이라도 더 멋있으면 모르겠는데 이번 그랜저는 조형미도 꽤 훌륭하다. 따라서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오랫동안 그랜저 천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냉정하다.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은 다 그만한 값어치를 하기 마련이다.

현대차 그랜저 IG 1인칭 주행영상_그랜저에 대한 단상
여전히 잘 나가는 스테디셀러 현대차 그랜저 IG! 인기의 원인은 무엇?
작가의 이전글 숫자로 알아본 BMW 8시리즈 쿠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