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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기자의자동차생활 Apr 22. 2018

'완벽한 나라는 없어'...한국도 독일이 될 수 있다.

안녕하세요. 문서우입니다. 

여러분, 혹시 독일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폭스바겐, 벤츠, BMW 등 뛰어난 자동차들을 만들어내는 자동차 강국? 아우토반이라는 매우 효율적인 고속도로 시스템을 갖춘 나라? 성숙한 도로 교통 환경을 선보이는 선진국 중의 선진국? 

아마 대부분이 이와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과연 그럴까요? 진정 독일이라는 나라가 완벽한 도로 교통 환경을 갖춘 나라일까요? 아니오.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독일의 본 모습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습니다. 

짧은 경험은 좋은 것들만 보여줍니다. 아우토반 위의 일사분란한 움직임 또는 도심의 안전을 위한 모두의 배려와 양보 등.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이런 것들에 대해 일종의 '환상'을 갖게 됩니다. 모든 게 완벽해 보이죠. 

이에 '독일은 대단한 나라야. 성숙한 도로 교통 환경을 좀 봐. 우리나라는 뭐야. 정말 비교돼'란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어. 언제 이런 환경을 갖출 수 있을까. 아마 안 될꺼야' 등 자조적인 마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정말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독일 도로 교통 환경은 100% 만들어진거라고. 이들의 모든 행동 이면에는 독일 정부의 강력한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고.
  

독일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결코 완벽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찬양하는 아우토반 위에서도 1차선 물고가는 차가 있기 마련이고, 속도 제한 구역을 가볍게 무시하는 차 역시 있습니다. 우측 추월을 하는 차도 간간히 보이고요.

이뿐만 아닙니다. 
도심에서는 칼치기, 똥집넣기, 꼬리물기, 빵빵, 욕설 등이 난무합니다. 거짓말같지만 진실입니다. 종종 '독일인들은 클락션 같은 거 안 울리잖아'라고 찬양 섞인 말을 하는 분이 있는데, X소리입니다. 여기도 다들 한 성격합니다. 

물론, 그 빈도 수가 국내에 비해 적긴 합니다. 
체계적인 운전교육과 강력한 도로 교통 법규 그리고 '헉'소리나는 벌금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독일인 모두가 처음부터 잘 했던 게 아니란 얘기입니다. 괜히 만들어졌다고 말한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돌아보죠. 
체계적인 운전교육? 없죠. 강력한 도로 교통 볍규? 없죠. 헉소리나는 벌금? 없죠. 이런 환경 속에서 과연 독일과 같은 도로 교통 환경이 구축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운전면허 하나 따는 데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300만원 이상의 돈이 듭니다. 또 신호 위반 한 번에 100만원 가량의 벌금을 무는가 하면, 1달 면허 정지에 처합니다. 
특히, 위치가 노출되지 않는 과속 카메라가 도로 곳곳에 설치 돼 있습니다. 미친놈 마냥 달릴 수 있겠습니까? 절대 못 할 걸요?

국내는 너무 너무 너무 물러 터졌습니다. 1개월도 안 돼 발급되는 운전면허, 가벼운 벌금, 과속 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친절(?)함 등등. 이게 과연 맞는 겁니까? 진짜 과속 카메라 알려주는 건 수백번 이해 하려해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정부가 독일처럼 강력한 도로 교통 환경을 만들면 되지 않냐?'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정말요?'. 
아마 수많은 운전자가 별별 이유를 대며 같지도 않은 불편을 호소할 게 뻔합니다. 오직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가득한 곳이니까요. 아니라고 말 못 할 겁니다.  

정부도 강력한 도로 교통 법규 시행하고 싶겠죠. 국민 대다수가 동의한 상태에서. 그래야 그들도 부담이 적을테니까요. 
결국, 우리 모두가 잘 못된 점을 깨닫고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면허 시험 강화를 끊임 없이 요구해야 하고, 도로 위 얌체같은 행동을 자발적으로 지양해야 합니다. 과속 카메라 위치에 대한 알 궐리도 내려 놓고요. 

그러면 차차 정말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요? 그러다보면 아시아의 독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겁니다. 저는 국내에서 모세의 기적이 이러날 거라고는 상상 조차 못 했습니다. 그런데 이뤄지고 있잖아요? 강력한 법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개선하고자 하는 모두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겁니다. 정말 독일 못지 않습니다. 아니, 독일보다 낫습니다. 

한국도 독일이 될 수 있습니다. 도로 위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정부, 국민 모두가 나아지겠다고 맘 먹으면 못 할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독일에 대한 환상, 국내에 대한 자조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 그만 내려 놓길 바랍니다. 모두 우리 하기 나름입니다.


추가. 국내 고속도로 1차선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1차선은 추월차선이니 물고 가거나 느리게 가지 말라고. 여기서 롤 모델은 독일 아우토반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 독일 아우토반과 국내 고속도로는 '태생적'으로 다릅니다. 아우토반은 기본 3차선입니다(2차선인 곳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3차선입니다). 그 3차선이 '1차로 추월차선, 2차로 승용차, 3차로 상용차'로 딱딱 구분돼 있습니다. 1차로 추월이 가능한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얘기죠. 반면, 국내는 어떻습니까? 왜 이렇게 2차선 고속도로가 많습니까? '1차선 승용차, 2차선 상용차'면 추월은 도대체 어디서 해야 합니까? 국토교통부 관계자 여러분? '추월차선 확보 조차 안 된 도로가 많다' 이겁니다. 

하나 더. 과속 카메라. 1차로에서 아무리 빨리 달리면 뭐 합니까? 과속 카메라 나오면 바로 감속해야 하는데. 'X신, 조금 있으면 카메라 나와, 속도나 줄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겠습니까? 그만큼 추월차선에 대한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달리고 싶은 사람도 계속 발목 잡히는 기분이 들고. 이건 뭐, 운전자 스스로 개선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 고속도로 차선 확충과 속도 제한 상향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여하튼 얘기를 하다 보니까 다시 원점이 생각나는 것 같은데요. 1차선 추월도 결국 앞서 말했던 거와 같이 체계적인 운전교육, 강력한 도로 교통 법규, 헉소리나는 벌금 등이 뒷받침되어야 이뤄질 수 있겠네요. 뭐든 기본이 탄탄해야 잘 되는 법이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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