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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기자의자동차생활 Apr 26. 2018

자동차 강국의 또 다른 얼굴. 독일 자동차 번호판.

독일은 명실상부 세계 제일의 자동차 강국입니다. 폭스바겐, 다임러, BMW그룹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의 본거지고, 아우토반이라는 효율적인 고속도로 시스템을 갖춘 나라이기 때문이죠. 자동차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이 만한 나라도 없습니다. 그런 나라를 향한 무한한 관심은 단순히 하이 퀄리티 제품이나 성숙한 도로 체계에 그치지 않습니다. 바로 번호판! 그렇습니다. 디자인 감성을 확 끌어 올려주는 그들의 감각적인 번호판 모양새는 자동차 강국 독일을 대변하는 또 다른 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유럽 표준 번호판이자 현행 국내 번호판에 영감을 준 바로 그 '도이칠란트 번호판'. 관심이 갈 수밖에 없겠죠.

사진상 보이는 번호판은 1994년부터 사용된 현행 번호판입니다. 그러니까 무려 24년이나 쓰인 번호판이란 얘기죠. 
바뀐 지 10년 조금 넘은 현 시점에서 또 새로운 도안을 선보이는 국내와 비교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그러니까 한 번 바꿀 때 잘 바꿉시다...).여하튼 참, 뭐라 할까. 굉장히 알차 보이지 않습니까? 폰트 디자인은 물론이고 각 문자 간 간격이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좌측 이미지는 유럽연합을 상징하고 'D' 알파벳은 도이칠란트(Deutschland)의 D를 의미합니다. RA(Rastatt, 라슈타트)는 시·군단위 지역명의 약자입니다. 국내를 예로 들면, 서울, 고양, 성남 등이 쓰여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가운데에는 비표 두 개가 위 아래 하나씩 부착돼 있는데요, 위에 있는 게 자동차 검사기간과 관련된 거고, 아래가 주에서 발급한 일종의 인감같은 겁니다. 주를 상징하는 문장이 들어가 있는 게 인상적이네요. 그 옆으로 나열돼 있는 KL 8136은 랜덤입니다. 
단, 우리나라 돈으로 약 2만원 정도를 지불하면 자기 맘대로 알파벳+숫자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수많은 지역명...잘 찾아보면 한국사람에게 친숙한 'KR, ROK'도 있습니다.

아, 깜박할 뻔 했네요. 금지된 알파벳 조합도 있다고 합니다. 나치 독일과 관련된 단어들인데요, HH(하일 히틀러), HJ(히틀러 유켄트), SS(슈츠 타펠) 등은 절대 집어 넣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간혹 공무원 실수로 발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번호판 끝에 H 혹은 E가 붙은 경우도 있는데요. 전자는 클래식카, 후자는 친환경차에만 부여됩니다. 
이 가운데 클래식카의 H는 자동차 보존 정도가 훌륭한 차에만 붙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H 클래식카를 소유하는 것 만으로도 독일 클래식카 애호가 사이에서는 굉장한 자부심으로 통한다고 하네요. 

이외 독일 자동차 번호판 서체는 FE(f
älschungserschwerende Schrift)라고 불리는 것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FE는 위조방지를 뜻하고요, 독일 헤센주 오펜바흐의 폰트 디자이너 칼게오르크 회퍼가 개발했다고 합니다. 디자인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폰트는 독일뿐만 아니라 몰타, 우루과이, 남아공 등에서도 쓰이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새로운 도안에서도 이 FE 서체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FE 서체가 쓰인 걸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사진 첨부합니다).

자동차 번호판이 꼭 예뻐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주민등록증에 불과하니까요. 다만, 주민등록증은 지갑 속에 있는 시간이 많죠. 번호판은 1년 365일 노출돼 있습니다. 즉, 이 별거 아닌 게 그 나라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다면? 조금은 신경써서 만드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요?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 그런지 독일 자동차 번호판 얘기를 하면서 국내를 돌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꼭 독일처럼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번호판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

네! 지금까지 독일 자동차 번호판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유익한 정보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으로 또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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