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스타그램을 시작합니다

SNS 활성화를 위한 두 가지 진리, 타겟팅 그리고 소통

by 설묵

1달간 여러 기관의 SNS를 살펴보고, 우리 채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타겟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운영이 잘 되는 기관, 조회수도 댓글도 많고 활기찬 채널의 특징이었다. 예를 들면, 기관의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정보나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기관과 관련된 분야의 지식을 설명하여 호기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굳이 따지면, STP (Segmentation 세분화 - Targeting 목표 설정 - Positioning 위치) 전략을 잘 활용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 채널의 목표 고객이 누구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앞서 언급 한 바 있듯, 회사의 주요 업무는 B2B 중심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업무를 소개하는 것은 채널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한다. 일반인들 대상 지식콘텐츠도 제작하기 어려웠다. 전문성 있는 콘텐츠이니만큼 제작 이후 검수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다소 보수적인 공공기관의 특성과 보안 문제 등 많은 것들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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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회의를 거듭하며 나온 질문 하나가 실마리가 되었다. '우리 회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제인가?'. 고백하자면,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존재를 알지 못했었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인지도가 있지 못하니까. 그렇다면 역으로,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해 보자. 답은 과거의 나와 같은,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통상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나이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은 상대적으로 우리 회사에 관심이 높으리라 생각했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단순한 콘텐츠 방향성을 넘어 아예 2030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채널을 개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어떤 SNS보다도 감각적이고, 이미지 중심의 채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내용보다는 관심을 유도하는 콘텐츠로 이목을 끄는 것이 유리하다. 구구절절한 정보의 나열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렇다면 이번엔 어떤 콘텐츠로 타겟층을 공략해야 할까? 취업과 관련된 키워드를 찾아보며 답을 찾았다. 바로 인스타에서 존재하는 독특한 문화, '#공스타그램'이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을 공부하는데 활용하고 있었다. 자신의 인스타 피드에 공부계획과 달성도를 올리고, 타임랩스로 공부하는 내용을 찍고, 기상시간과 공부시간을 인증하고 있었다. 수능, 공무원 시험, 리트, 자격증 등 시험을 막론하고 공스타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는데, 수능을 제외하면 대부분 타겟 연령대에 해당한다.


드디어 새로운 채널의 타겟을 '공부하는 2030'으로 확정했다. 이제는 그들에게 먹히는 콘텐츠들을 집중적으로 생각해낼 때다. 가장 간단하게는, 응원의 메시지를 '감성 피드'로 담아 주기적으로 발행했다. 다음으로는 실질적인 정보성 콘텐츠를 준비했는데. 회사 기출 적성검사 문제 중 외부 공개가 가능한 것들에 한하여 인스타그램 사이즈에 맞게 편집 후 발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진행한 콘텐츠는 조금은 엉뚱했다. 직접 '인스타지기'의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매일 기상 인증 사진을 회사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이때만큼은 기관이 운영하는 SNS가 아닌 인스타지기의 개인 채널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사진도 작위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올리고, 문구도 형식적이지 않게 매일매일의 감상을 올렸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공스타그램러와 같이 호흡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인스타그램에서는 예약 발행 기능이 없었(거나 있어도 잘 몰랐)고, 서드파티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었기에 정말로 매일매일 일찍 일어나야 시간을 인증했다. 회식이 있거나 늦잠을 잔 날에는 인증에 실패했다는 사과의 의미를 담은 콘텐츠를 올렸다. 대신 고생의 보람도 컸다. 입사 필기시험일까지 딱 100일만 진행했음에도 팔로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4월에 개설한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는, 기상 인증을 마친 9월에 1만 명이 넘었다. 채널 광고나 팔로워 이벤트를 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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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급성장한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타겟팅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SNS에 확장해가며, 채널별로 페르소나를 형성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연령대가 높은 40~50대 분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스타에는 별 반응이 없는 기관장 동정사진이, 축사나 기고 등의 내용이 페이스북에서는 가장 관심이 높은 콘텐츠였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콘텐츠를 무조건 OSMU(One sorce Multi Use)하는 것이 아니라, 맞는 채널에만 올리거나 채널의 톤 & 매너를 고려하여 따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다.


또 하나 배운 중요한 가치는, SNS의 원래의 목적인 '소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상 인증으로 팔로워들과 소통을 하면서 응원의 댓글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어쩌다 늦게 올린 날에는 '기다렸어요 ㅠㅠ'라는 식의 교류형 댓글도 많이 보았다.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온라인 홍보가 가진 커다란 장점이었다.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팸성 댓글을 제외하고 답변 가능한 대부분 글에는 대댓글을 달았다. 물론 악플이 없지는 않지만, 진정성 있게 소통하면 긍정적으로 봐주시리라 기대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의 성공은 회사 내부에서도 홍보팀이 보다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보수적인 공공기관의 특성상 온라인 홍보에 대해 모르시거나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성과가 나타나니 그분들의 마음의 문이 점차 열려가는 것을 느꼈다. 덕분에 사내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최근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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