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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 만나 Jun 01. 2021

그 누나는 좋아하는 데, 누나는 왜 싫어해요?

그 누나가 좋아하면 나도 좋아해야 해?

작년 이맘때는 생일인 언니와 가로수길에서 점심으로 인도음식을 먹고 햇빛 내려쬐는 곳에서 기포가 톡톡 터지는 와인을 마셨다. 우리가 이렇게 친해질  몰랐다며 한창 까르륵 웃을 때였다. 올해는 같은 모임의 동생이  언니의 생일이었다면서 연락이 와서 알았다. 고작   사이에 엄청 친해졌다가 지금은 언제 그랬다는 . 멀어졌다.  언니와의 사이가 불편하다고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은 자꾸 언니와의 화해를 종용하며 같이 만나기를 바란다. 알고 보니 되게  좋은 일이 있었다면서 너무 안쓰럽다고... 같은 모임에 있어서 사정을 대략 말했는데, 그때도  그런  가지고 서운해하냐 라는 식이라, 입을 닫았었다. 내가  그랬는지  그렇게 느꼈는지 이해시키려고 애쓰는  너무 불필요해 보였다. 내가 같이 보기 불편한 것뿐이지 동생과 언니의 사이까지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 둘이 만나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언니를 만나기만 하면 동생은 내게 전화를 한다. 오늘 받은 전화가  번짼가  번짼가. 부재중이 뜨면 무슨 일이지?라고 의아해할 정도로 자주 전화하는 사이도 아닌데, 전화를  때마다   언니의 이야기를 해서 이제는  동생한테 전화가 오면 덜컥한다. 분명 기분이 나빠질 테니까. 얼마 전에 같이 보자고 하길래, 나는 이번 달에 바쁘다고  불편하다고 '내가 나중에 편해지면 따로 볼게'라고 한 게 바로 엊그제. 오늘  언니 생일이라 만난 자리에서 내가  화가 풀린  같다 했다니  누나가 너무 좋아했다면서, 같이 보자고... 순간 , 욱했다.  언니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했더니  누나가 먼저 물어본다고 ' 누나는 좋아하는데,  누나는 싫어해요?' 란다... ... 속으로 내가  싫어하겠니?  말이 차올랐지만 그냥 삼켰다.

  동생은 불편하다는  말을 무시하는 걸까. 나와 같은 시선으로  언니를 대할 필요는 없어도. 내가 불편하다는  싫다는데  자꾸 이러는 걸까. 이건  무시하는  아냐? 이성적으로  언니를 좋아하는지 의심도 해봤다.   그렇다면 그럴  있지만 해도 해도 너무   아닌가. 자꾸  언니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내가 가해자가   같은 기분을 느낀다. 내가 피해잔데,  언니가 사람 좋은 얼굴로 얼마나 나쁜 사람 만드는지는 진짜 가까이에서 겪어봐야 안다. 사람에게 기대가 크면 실망도   당연하지만 나는  사람에 대한 인내심이나 이해력이 깊은 편이다. 보통 같은 일을   정도 겪어야 말을 한다.  기분을. 서로 예민했었고  언니도 힘든 시기였다는  '이해'   있지만, 다시는  언니와 예전과 같은 사이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동생이 자꾸 언니의 이야기를 종달새처럼 전달해줄 때마다   마음은 확고해진다.  동생이  번만   언니 얘기를 하면 나도 이제 더는  참을  같다. 오늘도 뒤척이며 잠들었다가 금세 깨버렸다.

내겐 아무리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매섭고 추운 바람일지도 모르는데, 왜 나는 시원한데 너는 춥냐고 외투를 벗으라고 종용하는 거와 대체 뭐가 다르냔 말이다.

왜 자꾸 나를 가해자 만들고 그 사람을 피해자 만드냔 말이지. 그렇게 안쓰러우면 자기만 잘하면 될걸 왜 내가 위로해 줘야 하지? 내 힘듦은 이해하려도 노력이나 해봤나? 후.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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