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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 만나 Jun 04. 2021

표현 방식의 문제일까, 이해하는 방식의 문제일까.

왜 또?

결국 그 동생에게 말을 했다. 진짜 한 번만 더 그 언니랑 보자고 말을 하면 진짜, 단디, 식겁하게,

말해줘야지!!! 했는데, 열한 시가 넘은 시각 '누나 자요?' 하고 연락이 왔다. 딴 남자가 했으면 설렐 멘튼데, 나는 짜증부터 났다. '왜?'라고 하니 다른 거 물어볼 게 있었더라, 대번에 짜증 낸 게 미안해서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랬더니 바로 다음 주에 그 언니랑 보기로 했다고,,, 다음 멘트는 안 봐도 알 거 같아서 바로 전화를 했다. 버벅대고 말을 못 할까 봐 정리해둔 말을 대본 읽듯이 읊었다. 아, 근데 뭐가 문젤까. 진짜 이 친구랑 나는 너무 다른 존재인 걸까. 그냥 바쁘다고 안된다고 하면 될 일이란다... 자기가 오히려 중간에서 불편하다고 다 같이 보던 사이인데 나눠서 보려니 중간에서 힘들단다. 아니 그렇게 힘들면 안 보면 되잖아? 내가 바쁘다고 완곡히 거절했더니 계속 얘기를 꺼내놓고는 괜히 내가 더 미안해지게 하더라. 또 결국 나는 나쁜 사람이 되었다. 중간에서 화해하려고 노력한 것뿐인데, 계속 여지를 준 내 잘못이란다. 돌려 거절한 내 잘못이래. 나중에 볼 수도 있겠지 라고 말한 내 잘못. 그래. 그냥 단칼에 싫어! 했어야 했는데, 돌려 말한 내 잘못이네. 그냥 유연하게 넘어갈 간단한 일을, 나는 또 고지식해 게 짚었네. 결과적으로 앞으로 그 동생 입에서 언니 얘기 들을 일은 없게 되겠지만,

그 언니가 자기한테 나에 대한 안부를 물어서 어쩔 수 없이 말해준 거라고 언니가 계속 얘기를 꺼낸다고,

근데 그 언니가 나한테 직접 연락 못하고 너한테 물어보고 널 귀찮게 하는 게 그 언니에게 연락을 안 하는 내 잘못은 아니잖아. 너를 귀찮게 하고 곤란하게 하는 건 그 언닌데 왜 그 얘기를 하면서 안 만나주고 연락 안 하는 내 탓인 것처럼 만드냔 말이야.

그게 내 탓이니?" 결국 너한테 중요한 건 그 언니지 내가 아닌 거야, 아? 나는 거기에 더 서운했던 걸까. 무튼 모르겠다. 이 친구에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면 이해될 줄 알았는데, 결국 괜히 말했다 싶다. 너무 불편해졌다 이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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