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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투데이 Jun 04. 2024

치열해지는 AI 메모리 경쟁서 뒤쳐진 삼성, "강한 리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AI(인공지능) 메모리 경쟁에서 뒤쳐진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등에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의 주도권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빼앗기는 등 핵심 사업인 메모리 부문이 흔들리면서 회사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등한시해 온 HBM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미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고 있고 메모리 부문에서 한참 뒤쳐져 있는 미국 마이크론도 올해 납품이 확정된 상황에서 테스트용 제품 마저 엔비디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공통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을 쌓아 고속, 고용량 데이터 처리를 하는 메모리다. HBM 제조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DRAM을 생산하거나 소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첨단 스태킹 기술도 보유해야 한다.


반도체업체 한 임원은 “HBM을 생산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층된 반도체의 한 층에 문제가 생기면 HBM 전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폐기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공정은 다양한 반도체를 완벽하게 결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개의 DRAM 용량을 키우는 것보다 이를 8개, 16개를 쌓아 용량을 키우는 일이 훨씬 어렵고, 단시간에 할 수도 없어 일정 기간 선행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 번 때를 놓치면 경쟁사를 따라잡기 힘든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삼성은 반도체 부문의 주요 매출과 이익은 메모리였다. D램과 플래시 메모리의 양대 주류 가운데 삼성은 D램에 주력,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압도했다. D램은 자체 규제 기능이 있고 시장 주문과 가격 통제가 상대적으로 쉬워 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삼성입장에서 D램 사업을 유지하고 키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NB와 휴대폰 시장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판매 가격도 오르고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DRAM에만 의존하고 규모의 경제로 이익을 얻는 것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삼성이 선택할 사업 전략은 분명 아니다.


반면, 플래시 메모리는 경쟁사가 많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이 틈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보다 먼저 투자에 나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 기회를 잡았다.


HBM은 컴퓨터에 사용되는 최첨단 D램 가격의 약 5배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돼 막대한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DRAM과는 비교가 안되는 엄청난 시장이다.


HBM은 2024년 D램 시장 전체 출하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I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25년까지 30% 이상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올해 말 8단 적층 HBM3E(5세대) D램을 탑재한 블랙웰을, 내년에는 12단 HBM3E D램을 탑재한 블랙웰 울트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블랙웰과 블랙웰 울트라는 모두 최대 8개의 HBM3E D램을 연결할 수 있다. 이를 모두 연결하면 블랙웰의 메모리 용량은 칩당 192GB(기가바이트), 블랙웰 울트라는 칩당 288G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웰에 탑재하는 8단 HBM3E D램의 대부분 SK하이닉스가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생산능력이 부족하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공급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2026년 HBM4(6세대) D램을 탑재한 루빈을,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루빈은 칩당 8개의 HBM4를, 루빈 울트라는 칩당 12개를 연결할 수 있다.


이 제품은 HBM 수요가 블랙웰에 비해 1.5배 가량 많이 필요하다. 이 제품에 SK하이닉스, 삼성, 마이크론이 사활을 걸고 납품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는 미국 AMD도 올해 말 12단 HBM3E D램을 탑재한 인스팅트 MI325X를 공급하고 2025년 중 차세대 아키텍처 CDNA4와 TSMC N3(3㎚) 공정, 12단 HBM3E를 적용한 MI350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2026년에는 차세대 아키텍처(CDNA Next)를 적용한 MI400 출시도 계획돼 있다. MI400에 탑재하는 AI 메모리는 HBM4 D램이 탑재될 전망이다.


이들 제품 역시 막대한 량의 HBM D램이 필요하다. 올해 말 출시되는 MI325X에 탑재하는 12단 HBM3E D램은 삼성전자 제품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출시될 MI350 납품 역시 SK 하이닉스의 물량 공급 부족 등으로 삼성이 독자 또는 마이크론과 함께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6년 출시 MI400에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납품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 HBM 적층 제품에서 아직 확실히 제품력이 검증되지 않은 삼성이 어느정도의 제품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올 상반기 중 열관리나 수율에서 다른 두 경쟁자를 따라 잡거나 능가할 경우 2-3년 내에 삼성이 이 분야에서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리서치 회사 트렌드포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4년 이 부문에서 52%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는 42.4%, 마이크론은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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