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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투데이 Jun 07. 2024

23% 할인에 딜러사들 적자에 허덕... 잘 나가던 獨



사진: 아우디 송파전시장


[M 투데이 이상원기자] 한때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기록했던 독일 수입차업체들이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5위 안에 들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온 한국시장에서 더 많은 차를 팔기 위해 과도한 목표를 설정해 놓고 판매를 밀어붙인 데 따른 후유증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포르쉐 등 독일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60.6%로 전년 같은 기간의 70.8%보다 10.2% 포인트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차가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미국차가 17.1%로 전년 동기 대비 10.4% 포인트나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8%, BMW는 3.5%, 아우디는 67.4%, 폭스바겐은 8.4%, 포르쉐는 35.6%가 줄었다. 올해 전체 수입차 판매가 3.4% 감소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독일브랜드의 감소 폭이 유독 커 보인다.


업계에선 그동안 판매 부풀리기를 이어 왔던 독일차업체들의 거품 빠지기가 본격화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5월까지 판매량을 연간기준으로 환산하면 BMW는 6만9천여 대, 메르세데스 벤츠는 5만6천여 대, 아우디는 6500여 대, 폭스바겐은 6천여 대, 포르쉐는 7900여 대 정도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BMW는 8천여 대, 벤츠는 2만여대, 아우디는 1만1,300여대, 폭스바겐은 4천여대, 포르쉐는 3400여대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 2022년 사상 처음으로 연간 8만 대를 넘어섰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7만8천 대를 팔았던 BMW는 지난해부터 이미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고, 한 때 연간 3만 대와 3만5천 대를 팔았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망 유지가 힘들 정도로 브랜드가 망가졌다.


독일차들은 올해 역시 정식 판매가 아닌 깎아 파는 출혈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딜러사들이 떠 안은 재고를 아직 처리하지 못해 15%에서 최대 23%에 달하는 대규모 할인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아우디 중형세단 A6는 무려 23%를 할인 판매했고, BMW 5시리즈와 7시리즈는 15%에서 17%,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E클래스와 S클래스가 13%에서 최대 20%까지 깎아 팔았다.


그럼에도 이들 딜러사의 현재 누적 재고량은 8천 대에서 최대 1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브랜드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2022년형 모델까지 쌓아 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까지 4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아우디 딜러사 관계자는 “20% 이상 할인하지 않으면 아예 판매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런 구조로는 판매를 하더라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용으로만 월 수억 원의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부 딜러사들은 일부 전시장을 폐쇄하고 인력도 줄이고 있지만 더는 버틸 여력이 없어 딜러십 정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딜러사들의 상황도 아우디와 별반 다르지 않다. 딜러사 마진률이 낮은데다 지난해부터 월 판매량이 500대 수준에 그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달러사 관계자는 “가격이 싼 폭스바겐 차량도 이제는 깎아주지 않으면 안 팔리는 구조가 됐다”며 “얼마 안 되는 수수료도 할인 프로모션에 보태고 있어 임대료 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딜러사들은 “잦은 판매 중단에 따른 보상으로 폭스바겐 코리아로부터 최근 일정액을 지원 받았으나 이는 손실액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해 딜러사 유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전 딜러사들이 올 연말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딜러사들은 스티브 클로티사장과 틸 셰어사장에게 딜러사 지원방안을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 사들도 지난해 이월된 상당량을 재고량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할인 판매가 이어지고 있고 5월까지 딜러사 당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BMW 딜러사들은 오랜 할인판매 관행에 어느 정도 적응, 다른 브랜드보다는 형편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브랜드 딜러사들은 독일 본사가 한국에서의 판매량을 더 늘리기 위해 마구잡이로 차량을 들여와 딜러사에 안기는 현재의 구조로는 재고 증가와 출혈 할인판매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유통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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