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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투데이 Jun 27. 2024

정부가 주겠다는 반도체 지원금, 삼성은 쓰면 안되나?

사진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비 투자를 위해 산업은행에 대출을 요청했다는 언론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지난 26일 삼성이 20년간 지켜온 무차입 경영방침을 깨고 산업은행에 반도체 대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산업은행은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비투자를 위해 산업은행에 대규모 대출을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무근 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지난 26일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통해 7월부터 산업은행이 원하는 반도체 기업에 17조 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금융은 대기업은 0.8~1%포인트, 중소. 중견기업은 1.2~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는 것으로, 시중 최저 수준 금리다.


6월 기준 중소. 중견기업의 산업은행 일반대출 금리는 5.3%인데, 이를 올해 4.1%까지 내리고, 내년 이후에는 3.8%까지 낮춰준다는 것이다.


17조 원 가운데 정부가 최대 2조 원(현금 1조원+현물 1조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이 부담한다.


일부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산은에 대출 한도와 금리 수준을 문의해 왔으며 산은은 최대 5조원가량 대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다른 데서 돈을 빌리지 않기로 소문난 삼성이 정부 지원금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요지다.


산업은행은 삼성이 반도체 설비투자를 위해 대규모 대출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이 자금의 대출 한도와 금리 수준을 알아본 것은 맞지만 대출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약 22조 규모의 자금을 빌려왔다. 당시 적용 금리는 연 4.6%였다.


정부 자금이 연 3.8% 수준이면 삼성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든 사용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경쟁력 확보 수단의 하나다.


삼성이 무차입 경영이란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 취했다는 분석은 맞지가 않다.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업체이자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사인 대만 TSMC는 지난해 10월 1.4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증설이 난항을 겪자 대만 정부가 직접 나서 공장 부지를 물색해 주고 물과 전기요금을 낮춰주기까지 했다. 국내에선 감히 엄두도 못 낼 특정 대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삼성은 2022년부터 경기 평택에 6개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여기에는 200조 원 규모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도 170억 달러(23조5,7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100조 원 가까운 자금 동원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으로서도 이를 감당하기는 큰 부담이다.


삼성은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나 3nm 양산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경쟁상대에 크게 밀리고 있다.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고 적기에 투자하지 못한 결과다.


삼성은 이런저런 상황을 잴 여유가 없다. 정부 지원을 최대한 활용,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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