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인공지능(AI) 기업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에에 2nm(나노) 파운드리 기술과 첨단 칩 패키징 서비스를 활용해 인공지능 칩을 생산,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msung Foundry Forum)에서 일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차원(I-Cube S) 첨단 패키지를 통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Gate-All-Around)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을 성공한데 이어, 안정된 성능과 수율을 기반으로 3나노 2세대 공정 역시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PFN(Preferred Networks)마키노 준이치로(Junichiro Makino) 부사장 겸 컴퓨팅 아키텍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 칩이 PFN의 고성능 컴퓨팅 하드웨어에 사용돼 대규모 언어 모델 등을 구축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삼성이 최첨단 2nm 칩 파운드리 주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은 실제로는 지난 2월 반도체업계에 퍼졌다. 삼성이 PFN용 인공지능 칩을 개발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지만 삼성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고려, 비밀을 유지해 왔다.
이번 삼성과 PFN의 협력은 인공지능(AI) 분야와 칩 파운드리부문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삼성은 PFN에 최첨단 2nm 칩을 공급하게 되면 인텔과, TSMC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TSMC는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선두를 유지하며 3nm과 2nm 반도체 칩 생산에서도 선점을 자신해 왔다. 이번 삼성의 2nm 칩 공급은 이런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장비솔루션사업부문 사장은 지난해에 2nm 노드부터 삼성이 GAA(Gate-All-Around Process)를 채택해 향후 5년 안에 TSMC를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TSMC는 삼성보다 1년 늦게 GAA를 채택했다.
PFN은 지난 2016년부터 TSMC의 주요 고객이었으나 이번에 공급라인을 삼성으로 바꿨다. 업계에서는 PFN이 삼성을 선택한 데 대해 PFN이 칩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모든 공정을 포괄할 수 있는 삼성의 칩 제조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PFN이 삼성의 2nm을 선택한 것 삼성이 더 많은 TSMC 고객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삼성이 다른 중요한 고객들과 새로운 동맹을 형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2nm 공정을 할인된 가격으로 퀄컴의 주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역시 TSMC의 오랜 고객으로, TSMC가 2나노 기술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업체의 하나다.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모바일용 2nm 공정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해 2026년에는 고성능 컴퓨팅 칩으로 확대하고, 2027년에는 차량용 칩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TSMC도 2025년까지 2nm 칩의 대량 생산할 계획하고 있다. 또 다른 경쟁자인 인텔은 노광장비 문제로 2025년 2nm 생산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GAA 기술을 채택했기 때문에 2nm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이는 거대 기술기업 간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