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투병기 #prolog
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조울증, 같은 말로 양극성장애라고 하기도 합니다. 양극성장애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제가 앓고 있는 병은 양극성장애 1형에 해당합니다.
첫 진단을 받은 건 작년 9월. 당시의 저는 25살이었습니다. 25살 가을의 저는 우울 삽화를 1년 넘게 앓고 있었어요. 여기서 우울 삽화란, 간단히 말하면 조증과 울증 중 울증의 기간을 의미해요. 조울증 환자에겐 조증 삽화와 울증 삽화가 번갈아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조울증이 무슨 병인지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취업 준비에 지쳐 우울증이 심하게 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저의 첫 조증 삽화가 발현됐습니다. 당시 제가 알 수 있던 건 그저 몇 가지 사실들 뿐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왜인지 내 감정을 내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조증 삽화는 아직도 제게 너무나도 끔찍한 기억입니다.
정말 내가 미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건강한 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괴물이 되어있었거든요.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저는 조울증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싫든 좋든 이 병은 나의 일부분이고, 앞으로 내가 평생 동안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저는 정신질환자이고, 조울증 환자입니다.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제 투병기를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조울증 환자들에게 이 글이 닿길 바랍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가 전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