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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Sep 22. 2017

직원의 행복은 매출과 비례한다

고객 만족보다 직원 만족, 직원 만족은 고객 만족으로

최근 종합병원 앞의 수많은 약국과 마주했다. 어디를 가야 할지 나는 꽤 고민했다. 이런 고민을 즐긴다. 병원과 가까운 곳은 임대료가 비싸니 그 비용을 손님이 치러야 하는 건 아닐까. 비교적 떨어져 있는 구석의 작은 약국은 매출이 낮을 것 같으니 팔아줘야 하나. 약국 이름과 간판 디자인을 살펴보며 어느 곳이 고객을 세심하게 신경 쓰려하는 곳일까.


그러다 약국 이름과 간판 디자인이 젊고 깔끔한 곳을 택했다. 가까이 가보니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사람들은 종합병원 앞이니 주기적으로 약을 타러 약국도 병원처럼 오는 듯했다. 어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


"저쩍 약국 갔었는데 처음엔 잘해주더니, 불친절해져서 안가. 사람들도 많이 줄었더라고."


나는 기다리는 동안 앉아서 눈은 책을 읽고 있었지만 귀는 주변을 기울이고 있었다. 약국 내 영양사는 손님에게 다가가 몸에 좋은 비타민 D를 하나 드셔 보라며 웃으며 권한다. 그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손님들에게 능숙하게 말을 걸었다. 형식적 미소가 아닌 동네 아주머니의 호탕한 웃음이었다. 스스로 신나서 손님들에게 말을 걸고 다닌다. 어르신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객의 입장만을 고려하는 조직은 직원들이 다친다. 손님이 왕이기보다는 우선 직원이 존중받아야 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강요가 아닌 스스로 조직을 사랑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직원들과 특히 더 중간관리자들의 권리를 존중해주고, 발전한다는 느낌을 심어주며, 실수를 개인에게만 묻지 않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복지적인 부분 말고도 조직의 목표와 함께 자신도 성장한다는 느낌. 그것을 느끼면 직원들 스스로 조직을 사랑하게 되며, 그 감정이 고객에게 전달되어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영국 맨체스터 비즈니스 스쿨의 게리 데이비스 교수와 아일랜드 UCD 마이클 스머핏 경영대학원의 로사 전 교수의 관련 연구가 있다.


종업원이 자신의 회사에 매긴 점수가 고객이 해당 기업(매장)에 매긴 점수보다 더 높은 매장에서는 이듬해 매출이 평균 18%가 증가했다. 종업원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느낀 매장에서는 매출이 무려 29.2%가 증가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낮은 경우에는 매출 평균 18%가 줄어들었다. 매출만 신경 쓰는 보스보다 직원과 대화하고 반영하는 리더의 길을 택하는 게, 가치와 의미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방법이 아닐까. 베풀면 결국엔 돌아온다. 나누며 사는 삶이 행복하다는 외할머니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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