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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Oct 02. 2017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이란?

뼈와 살, 혈관과 피, 인간과 동물의 질료는 다르지 않아요.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이성적 사고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겠죠.


인간의 우울은 이성적이지 못했던 행동의 기억,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마음에 끌려다니는 지금의 자신 때문에 생기는 것 같아요.


행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돈? 쾌락? 명예?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 가지를 진정한 행복이라고 보지 않았어요.


돈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니 중간목적으로 보았어요.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이 나쁘다고 하지 않았고 추구할만한 것이지만 다른 무언가를 위한 수단이라고 했어요. 돈을 잔뜩 실은 비행기와 함께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돈은 땔감에 불과하게 되니까요.


쾌락은 돼지가 더 잘한다고 보았어요. 육체적인 쾌락이나 음식적인 즐거움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욕망의 노예가 된 상태라고 생각했어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영원한 행복과는 멀어 보여 이런 말을 한 걸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명예라는 건 자기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타자가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그것을 거두어 간다면 얼마든지 잃어버릴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어요. 자족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예라는 것은 때로는 굉장히 유명했던 스타들이 이상해지거나 자살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에 머무른, 명예를 극복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일 수 있는 것이죠.


고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돈, 쾌락, 명예는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고 말했어요.


인간은 언제 행복해지는 걸까요?


좋은 의사는 환자를 잘 치료해주는 의사죠. 좋은 의자는 편안히 앉는 기능에 충실한 의자가 좋은 의자겠죠.


그렇다면 좋은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고 말했어요. 좋은 인간이란 이성적 삶을 사는 인간, 덕에 따라 사는 인간이라고 보았죠.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의 4주덕이란 게 있어요. 머리에 해당되는 지혜, 가슴에 해당되는 용기, 하반신에 해당하는 절제, 이 세 가지의 덕이 아울러지면 정의라고 보았어요.


지혜, 용기, 절제를 행하라고 하면 이상적인 생각 같잖아요. 그래서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좀 더 현실적으로 중용이란 표현으로 재편했어요. 친구들과 식사 자리에서 절제라는 덕이 강하다면 계산 앞에서 인색한 이가 될 수 있고, 매번 자신이 나서서 쏘는 사람이 있다면 낭비하는 것이겠죠. 인색과 낭비의 균형을 잘 맞출 때 절제라는 중용의 덕이 발휘되는 것이고요. 용기도 그렇죠. 함께 싸워야 할 혹은 책임져야 할 입장에서 숨어버린다면 비겁한 것이고,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혼자만 무리해서 싸움에 뛰어든다면 만용을 부리는 것이겠죠.


중용이란 '중'이란 글자가 들어가니까 대부분 산술적인 중간치를 찾아요. 산술적인 게 아닌 자신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추구해야 하는 윤리적인 평생 과제죠.


이성과 감성 중 무엇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이성적 태도가 필요하면 이성이 필요한 것이고, 감성적 태도가 필요하면 감성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선택한 행복에 책임을 지는 것. 어느 선택이 후회를 덜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안 좋은 결과를 불러올 줄 알면서도 해야 할 일 앞에서 감정에 이끌려 포기를 해버리거나, 젊은 날 다가오는 만남의 기회를 이성적 절제로 외면해버린다면 이성과 감성 그 무엇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선택하는 게 행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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