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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Mar 07. 2022

핑계로 점철된 나의 삶

미용을 그만 두었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적습니다. 저는 현재 35살이 되었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3년 정도 미용을 했고, 미용에 끌려다니며 결국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집 앞 근처의 아무 일이나 해보자며 가구 공장에서 1년 간 일을 하며 밤과 주말엔 사회복지사 준비를 했습니다. 참 그간 얘기를 하자면 참 깁니다. 미용실에서의 경험이 많은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세상의 냉정함을 깨닫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제게 문제가 있나 싶어 신경정신과에도 가보았고 성인 ADHD와 불안 장애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이 지지부진한 게 저의 탓만은 아니었구나, 나름 위로를 스스로 했지만 밥벌이라는 게 한계가 느껴질 때마다 쉽지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미용 실기 시험을 보통은 많이 시도해도 세 번만에 붙는데, 저는 일곱 번을 보았습니다. 왜 이리 안 될까, 멘털 관리가 안 돼서 중간에 두 달가량 놓기도 했고, 그래도 어찌어찌 붙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저의 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 싶었는데 손으로 다루는 일과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참 쥐약이구나 느꼈습니다.


그래도 극복하고자 그 뒤로 거의 2년을 했지만,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실력은 기간에 비해 너무나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어려운 염색이 아니면 보조해주는 정도는 6개월 전이면 하는 걸 저는 2년가량을 했지만 염색조차 손님 앞에서 벌벌 떨며 제대로 못 바르는 저를 보고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른 나이는 아니라서 책임감을 갖고 버텨보려 했지만, 제가 갖고 있는 성격과는 극과 극의 환경에서 일을 해나가기엔 피해를 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겉으론 사람과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관계에서 늘 갈등이 많습니다.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해 책을 늘 읽고 글을 적습니다. 간혹 친구들 만나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해놓고 집에 돌아와 제 자신을 붙잡고 괴로워합니다. 내가 읽었던 글과, 다짐했던 생각이, 내 충동적 행동으로 어그러질 때면 나는 왜 이렇게 이중적인가 싶어서 일주일은 고민합니다. 안 그래도 올려놓은 자존감을 까먹는 느낌이 너무나 싫습니다. 앞으로 차분히 그간의 일들을 적어보겠습니다. 그래야 저부터 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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