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와 달리 서른 중반인 지금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 예쁜 외모만 봐도 설레던 날들과 달리 그 사람의 마음 씀씀이나 나와 대화가 통하는지, 사회적 약자들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너무 많은 게 보여서 마냥 호감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이제는 거짓을 살짝 보태자면 외모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게 된다. 친구 같은 이가 좋다. 만나서 편한 사람, 철학 얘기나 미술관 가기를 좋아하는 사람, 이런 걸 억지로 좋아하는 척하는 사람이 아닌 정말 취향인 사람. 세상을 수치화하지 않고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자애롭다는 의미를 아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