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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를 버리지 못하니 인정해야지

by 무아제로

나는 히피 같은 면이 있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서 부자는 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루 종일 일하는 것보다 물질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자신과 아끼는 사람과 시간을 좀 더 보내는 게 우선인 사람이니까. 미래는 계획대로 되지 않지만 결혼을 한다거나 애를 꼭 낳아야 한다는 가치관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비혼주의나 딩크족을 꼭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나이 들어서도 이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라는 답이 내려지는 사람이라면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애가 생기면 애정으로 키우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자기 직업과 삶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사회적 지위와 돈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친구는 되어도 함께 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한량처럼 살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직업이라도 자기에게 주어진 여건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자기 삶에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좋은 것이다. 자기 가치를 높이며 노력하는 태도는 좋지만 늘 타인과 비교하며 애쓰는 태도는 거부감이 든다. 어르신들께서 이런 가치관이 철이 덜 들었다고 생각하고 바꾸려 했지만 사실 내가 돈 벌어 내 방식대로 살아가겠다는데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태도가 아닌가 싶어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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