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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나는 괜찮아

by 무아제로

미용 스텝 생활을 했을 때, 낯선 사람과 불편한 환경에 자기 몸을 훅훅 내던지는 이들을 보고 참 부러워했다. 나는 반면에 너무나도 불편해서 큰 맘을 매번 먹어야 발걸음이 옮겨졌다. 자신 있는 시술은 덜 긴장하며 선생님 옆에 다가가지만, 매번 혼나고 지적받았던 시술은 머뭇거리며 피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이들은 혼나도 계속 선생님 옆으로 가서 참여하고, 뻔뻔하게 같은 실수를 또다시 하고도 욕먹어가며 그렇게 반복했다. 따로 연습하며 열심히 하는 이들은 물론 성장하지만, 누군가 피드백을 해주지 않고, 자신만의 편한 분위기에서 연습하면 잘 늘지 않는 것 같다. 이상한 습관이 생기기도 한다.

따로 연습하지 않아도 저렇게 실전에서 철판 깔고 들이대는 이들은 빨리 성장하는 것 같다. 아무리 혼자서 연습을 해도 실전에서 참여를 못하거나 머뭇거리면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더디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봐도 아무리 네임드 있는 팀에 가도 경기를 뛰지 못하면 실전 감각이 떨어져 방출당하거나 임대를 가게 된다. 그러니 현명한 선수들은 자기가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에 가서 감각을 높이며 성장한 후 더 좋은 팀으로 옮겨가게 된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소극적인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분야에 도전은 또 잘한다. 결국 생각한 것을 실행하지만 실행하기까지 많이 머뭇거린다. 이런 점이 현실을 살아가는데 아쉬운 부분인데, 어쨌든 인지는 하고 있고, 스스로 반성한다고 하루아침에 변화하지도 않고, 이런 성향을 적어도 나만은 감싸주고 인정해야 내 안에 안정적인 에너지가 쌓여가겠지. 그리고 그 힘으로 차츰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겠지.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 어릴 때와 비교하면 꽤 괜찮아졌어. 지금도 너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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