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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Jan 07. 2024

경제지부터 미용실, 가구 공장, 노인 복지관까지

대학 졸업하고 여의도 모 경제지 인턴 기자로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대우가 참 좋았다. 지방대를 나왔기에 나를 좀 무시하던 여자 지인이 있었는데 내가 위와 같은 곳에서 일하자 태도가 달라졌다. 호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명문대를 나왔고 라이프스타일이 나와는 차이가 나서 섞이기 어려웠다. 나는 알바를 해도 막노동을 했고 그들은 과외를 했다. 어렸을 때 가족들과 유럽 다녀온 얘기를 했고 어느 학교 출신이느냐며 서로를 공고히 했다.


내가 뻔뻔하지 못해서 그 세계에 신물이 나 박차고 나왔다. 그 뒤로 내가 원하는 걸 해야겠다며 서른 중반을 넘어서까지 전공 살린 광고 회사부터 IT빅데이터 프로그래밍도 도전했었고 고향에 내려와 미용실, 가구 공장, 노인복지관에서 일했다.


확실히 처음 경제지 다니던 그때의 대우는 느낄 수 없다. 가구 공장 다닐 때는 공장 사장님조차도 한심하게 바라보았으며, 노인복지관에서는 은행 같은 곳을 가면 “기관에서 오셨구나.”라며 공무원인 줄 알고 좀 더 대우해 주는 느낌이 들긴 했다.


순수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내적동기가 우선이고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시도했는데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성공하고 싶어서라는 생각이 들면 외적동기인 것이다. 힘들 게 일하면서 공부하고 자격증 따고 했는데 내가 끌려한 게 아니라 남들이 나를 바라봤을 때 멋있다고 한 걸 내가 좋아하는 거라고 착각했구나 자각이 올 때가 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나이는 먹고, 막상 해보니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또 다른 시도를 해볼 용기 있는, 어쩌면 무모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물론 가정이 있다면 지양해야겠지만 자기 밥벌이하고 피해 주지 않는다면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제외한 사회가 박수 쳐준다고 영원히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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