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도 눈을 감아서도
일어나서는 책을 보면서도
나는 항상 무엇을 원할까를 고민한다
내 끝없는 방황의 주소지는 마음이었을까 사고였을까
안정을 원했다가 이내 불안으로 피신하고
불안으로 예술가인 척 정신을 오해했다가
결국 황급히 벗어놓은 세탁기 앞 양말처럼
온 마음이 구깃해진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 도망이었다면
잘하고 있다 잘해왔다
행복을 원했지만 도망도 원했다
원하는 것이라 해서
꼭 행복과 결부되지 않는구나
산재와 존재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