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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Jun 07. 2017

때와 상황을 아는 게 지혜

물과 불은 공존할 수 없잖아요. 하지만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장점을 배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어느 한 방향에 힘을 집중시키면 나머지 부분은 힘이 빠지잖아요. 물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어딘가에 힘을 주고 빼는 건 현명하지만요. 최소 비율 없이 한 곳에 힘을 올인하는 건 어느 분야나 위험하니까요. 아무리 공부해도 상황과 자연은 예측하기 어렵잖아요.


나로서 살고자 하면 개성이 특출나지만, 외로움이 따르고, 사회의 요구만을 맞추고자 하면 인정은 받지만 자신은 공허해지는 것 같아요.


때와 상황에 따라 사회 안에서 나의 욕구를 드러내기도 하고, 사회에게 맞추기도 하는 게, 가장 안전한 삶의 투자 방식이 아닐까요.


신은 장엄한 무언가라기보다, 자신 속에 조화로운 마음이 신인 것 같아요. 치우친 것은 본능에 충실하는 동물에 가깝고, 본능과 본성이 조화로울수록 신에게 가까운 거 같아요. 욕망과 절제의 조화. 욕망을 부릴 땐 부리고, 절제를 할 때는 절제를 하는 것. 다만, 욕망과 절제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당한 것인가가 우선시되어야겠죠.


자신에게 주어지는 부탁이나 불편함이 나와 주변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인지를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보면, 당장은 불편해도 해야 하는 일 앞에서 무조건 짜증을 낼 수만도 없는 것 같아요.


중용은 늘 중간만 하는, 미지근한 태도가 아니란 걸 얼마 전에 알았어요. 중용은 중간이 아닌 조화와 같은 말인 것 같아요. 여름에 등목을 하는 사람에게는 찬 물이 필요하고, 겨울에 샤워하는 사람에게는 뜨거운 물이 필요해요. 이처럼 때와 상황에 맞춰 늘 선택을 조화롭게 하는 게 중용이라고 생각해요. 여름이 건 겨울이 건 미지근한 물만 선택하는 게 중용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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