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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먹갈기 좋은날 Sep 24. 2021

"예쁘니까 아줌마 됐지." 美는 어디서 오는가?

- 美의 기준을 만드는 사람들, 그 가치관에 대하여


   

     예쁘다는 것은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하다. 유튜브 콘텐츠 중 먹방과 함께 넘치는 방송콘텐츠가 뷰티콘텐츠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만 변화했을 뿐 언제나 지속된다. 여성의 미를 대상으로 본다면 그리스의 미를 관장하는 신, 아프로디테나 비너스도 여신이다.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항상 등장하는 조각상이 있는데 인류최초의 인간 조각상으로 알려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다.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작은 조각상이지만 내포된 의미는 어마어마 한데, 우리가 생각하는 밀로의 비너스와 비교하면 현대사회의 여성의 아름다움과는 무던히도 거리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시시대는 자연을 정복할 수 없었던 인간이 종족번식을 위해 풍요와 다산에 중점을 두었고 여성의 신체 역시 시각적 아름다움 보다는 생명의 잉태에 적합한 아름다움을 추구했기 때문에 풍만한 신체를 가진 것으로 미의 기준을 잡았을 것이다. 도구의 발명으로 자연을 정복가능 하게 되고 주술적이고 원시적인 구속을 벗어나면서 인간의 신체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에 주목하게 된 것은 그리스 이후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점차 현대가 추구하는 미로 이행되었다. 

        오늘 날도 예쁘다는 것은 사람의 환심을 사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강점이다. 필자는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이 제일 설명하기 탁월하다 생각하는데, 이는 일단 보기 좋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야 이게 맛이 있는지 없는지 자신의 입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펜을 예로 들어보면, 일단 내 눈에 보기에 예쁘고 마음에 든다. 그런데 손에 잡히는 그립감도 좋고 거기다 쓸 때도 힘들지 않고 잉크가 골고루 끊기지 않고 잘 나와 필기감 마저 훌륭하다면. 이게 바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이다. 

       여자 아이들이 요 근래 가장 집착을 보였던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겨울왕국’의 ‘엘사’였다. 여자아이들은 ‘안나’는 내가 하면 안 되고 무조건 ‘엘사’를 해야 했으며 ‘렛 잇고’를 시도 때도 없이 불렀으며 옷은 엘사가 그려졌거나 엘사가 입었던 것 같은 스타일을 사달라 요구했다. 문화강대국 미국의 힘을 새삼 느꼈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필자의 딸은 ‘백설공주’ 옷, ‘엘사’ 옷을 노래한다. 

       문화 강대국 미국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었던 문화콘텐츠가 바로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인데 디즈니는 지금도 꿈과 환상의 나라를 상징하는 대명사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책 한권이 뭔가.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고 시간이 모자라겠지만 일단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 아이들에게 ‘공주’의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하고 있는지를 살짝 살펴보겠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의 강자다. 할리우드의 영화ㆍ애니메이션 역사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전 세계에 디즈니 프린세스라는 이데올로기를 성공적으로 주입시켰다. 더욱이 친미국인 대한민국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단편 애니메이션은 배제하고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만 필담을 하겠다. 디즈니 공주 시리즈의 효시는 ‘백설공주’다. 독일의 그림형제가 찾아낸 민담에서 시작하는 이 ‘백설공주’는 그림형제의 백설공주를 제대로 시각화했고 백설공주의 이미지를 판에 박아버렸다. 바늘에 찔려 손가락 끝에 맺힌 핏방울을 보고 흰 얼굴에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진 공주가 태어나길 바랬다는 왕비의 바람대로 백설공주는 흰 피부에 붉은 입술을 가지고 흑단같은 머리카락을 하고 있다.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그 계보는 ‘잠자는 숲손의 공주’,‘신데렐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알라딘’‘포카혼타스’ ‘뮬란’ ‘메리다와 마법의 숲’ ‘라푼젤’‘공주와 개구리’ ‘겨울왕국’ ‘모아나’‘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까지. 이 많은 작품들은 비단 모두 공주는 아닐지라도 여성상에 대한 시대적 관점이 변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디즈니의 공주들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능동적이다. 왕자, 남성에 의지하지 않고 모험을 떠나고 시련을 극복한다. 아무래도 대중매체인 영화를 플랫폼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시대의 여성상이 고스란히 담긴다. 더욱이 디즈니 세계의 최초의 흑인공주라고 일컬어지는 <공주와 개구리>는 백인의 이데올로기를 교육하고 있었던 디즈니의 세계관이 흔들인 흑인인권신장의 결과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최근 개봉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제 3세계 국가로 치부되던 동남아시아 국가를 주인공의 영역에 이끌어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디즈니사가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근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인어공주 흑인배우 할리 베일리 캐스팅, 백설공주의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 캐스팅 논란이다.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우려인데, 이건 조금 지켜봐야할 사안으로 생각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미의 기준인 연예인들의 권위가 상위인 시대인데, 금발에 작은 얼굴을 가진 서양 기준의 미인들이 전 지구적으로 아름다움을 대변해왔었던 것 만큼 우리나라도 이 기준에 걸 맞는 외형적 조건이 연예인의 조건이다. 일단 얼굴이 작고, 키가 크고 다리가 길다. 얼굴이 하얗다. 긴 생머리를 가졌다. 볼륨감 있는 몸매 등등, 시각적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커질수록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화장을 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이 상품으로 판매된다. 인간의 미를 도와주는 도구와 기술이 없이도 충분히 아름답고 예쁠 나이의 아이들이 일찍부터 사회적 기준에 기대어 아름다움을 욕망한다.  

      물론 미에 대한 추구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동일한 욕망이다. 각자의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뿐이다. 그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저 개인의 취향인지 국가와 사회적인 이데올로기인지 주변 지인에 의해서인지 등 그 원인이 다양할 뿐이다. 아이들이 지금 추구하는 미는 넘치도록 외양에 치우쳐있다. 예쁜 건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했다. 미를 탐구한 학문이 미학이다. 예술이 어떤 것인지, 그 예술의 기준을 세워주는 것들 중 하나인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미학까지 섭렵해서 알려주긴 어렵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도 우리 스스로도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기준은 확실히 세워야 할 것이다. 요즘 인성논란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 그나마 대중이 외양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내면의 가치도 고려해주는 것 같아 외모지상주의국가인 대한민국이 조금은 변해가나 싶기도 하다. 

      자길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이 높고 내실이 탄탄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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