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정신으로...
프랑스의 화가 베르나르 뷔페는 이런 말을 했단다.
"우린 모두 내면에 돈키호테를 간직하고 있다. 모두 각자의 풍차가 있다."
문득 무한도전 사업을 담당한 기간을 돌아보면 정말 난 돈키호테와 같았다.
무한도전 사업 중 가장 많은 품과 고민을 하는 것이 캐릭터 사업이다.
흔히 MD(Merchantdising)이라 부른다.
지금까지 수많은 MD상품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판매해왔지만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무한도전 캐릭터 상품 디자인 공모전'
난 항상 무한도전 사업과 관련한 오프라인 이벤트가 있으면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모든 것에 자신들만의 평가를 하기 마련이다.
상품을 기획하거나 유통하는 입장에서 그 평가를 면밀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로 '고객 만족'을 실현하기 위해서...
소비자들의 평가는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뉠 수 있다.
이벤트가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온라인 환경이 잘 되어있는 곳에서는 온라인 이벤트는 물론 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한 후기를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평가를 남기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실상 온라인에 무엇인가 자신이 느낀 평가를 남기는 과정은 컴퓨터를 켜고 해당 사이트를 찾고 로그인을 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은 조금씩 바뀌게 마련일 것이다.
내가 앞서 말한 오프라인 평가는 오프라인 이벤트 현장에서의 평가뿐만 아니라 어떠한 이벤트에 참여한 후의 그 순간 느끼는 즉각적인 평가를 말하는 것이다.
아무런 재료가 더해지지 않은 날것. 그 자체의 평가가 진정한 평가라는 생각이다.
2010년 말 무한도전 사진전을 일산드림센터에서 진행하였다.
대부분의 전시와 같이 전시 말미에 무한도전 출연자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의 대표 캐릭터인 '무도리'를 형상화한 MD 기프트샵을 운영하는데, 그 현장 소비자들이 무한도전 관련 상품을 보는 순간순간의 표현들이 바로 내가 가장 주목해야 할 평가이다.
무한도전 MD 상품을 보던 한 커플의 한마디
"이거 디자인 별로다. 안 사고 싶다!"
그 한마디는 그 순간 나에게 뭐랄까? 상처? 부끄러움? 등등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짧은 상처의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시청자들과의 소통'
'Interactive'
'그래! 시청자가 소비자라면서 내 일방적인 생각으로만 상품을 기획하고 사주길 바란 건 아닐까?'
'그렇다면 살 사람들이 함께 기획하고 그렇게 만든 상품을 판매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기획한 게 바로 '무한도전 상품 디자인 공모전'이다.
공모전, 흔히 많이 들어본 단어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다.
하지만 꼭 해봐야 할 아이템이란 생각이었다.
그날부터 포털사이트 검색 창에 '공모전'이란 단어만 수없이 검색하면서 공모전 내용, 약관 등뿐만 아니라 공모전 이벤트 대행업체들의 사이트를 수없이 돌아다닌 끝에 '디자인 정글'이란 회사의 사이트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해당 홈페이지에 나온 대표전화번호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이러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데 사업 담당자와 통화가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이렇게 '디자인 정글'과 '무한도전 상품 디자인 공모전'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