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림: 최여원
내 이름은 세츠.
나는 소설 쓰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은 커다란 파란 산과 차가운 공기, 내 눈 속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창문 앞에서, 나뭇잎을 덮고 글을 쓰고 있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나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내 얘기.
나는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물론 남들은 더 나에 대해 모르겠지만.
난 지금까지 총 14편의 글을 썼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건 1년 전, 1992년 6월 29일. 여름이 점점 조용히 다가오고 있는 어느 밤이었다. 나는 그때 20분 동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원하고 스산한 밤공기가 내 머리카락과 볼을 스쳐 지나갔다. 그때 푸르고 어두운 별빛 하나 찾을 수 없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문득 비가 쏟아졌다. 버스 정류장 안에서도 비를 조금씩 맞았다. 나는 그 버스 정류장의 녹슨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책가방에서 작은 종이와 연필을 꺼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계속, 내 옆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들은 가면 갈수록, 더더욱 없어져갔다.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 상태로 계속 소나기를 맞으며 작은 가로등 불빛에 눈을 맡기고 손을 조금씩 움직이며 조금씩 조금씩 나의 글, 소설을 써 내려갔다. 내가 무슨 글을 썼는지, 또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것만은 기억한다.
어딘가 공허했지만, 나는 정신을 놓은 채 계속 글을 써 내려갔다. 그때 내 앞에 어떤 하얀 물체가 내게 손 흔들었다. 내 기억은 여기까지다.
아주 오랜만에 새 소설로 찾아왔어요.
[소나기가 올 때] 소설 쓰기의 결말은 저도 아직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냥 제 맘 가는 대로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정신을 놔두고 썼기 때문이죠. 그럼 다음 소설을 쓰도록 할게요.
그럼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