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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보수가 나아갈 길:정성국-석만TV / 정중규

by 정중규

[진짜 보수가 나아갈 길]

정성국 국회의원 - 석만 TV 공동 포럼

2025.9.6.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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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이 말하면 내부총질”…‘중진의 힘’ 지적한 친한계


친한계 ‘진짜 보수가 나아갈 길’ 포럼서 대담

‘포용적 자유주의’ 제안하며 보수 개혁 논의

당심 반영 비율-텃밭 공천 문제점 지적

정성국 "중진들, 내 경험이 답이란 식으로 얘기해"

배현진 "당대표 권위 인정않은 건 민주주의 훼손"

국민의힘 내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들이 개최한 ‘보수 개혁’ 토론회에서 당내 주요 의사결정을 중진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석만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공동 주최한 ‘진짜 보수가 나아갈 길’ 대담 도중 “국민의힘에 와서 놀란 게 다선 의원들이 나와서 ‘내가 경험했으니 따르면 된다’는 느낌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이나 계엄 과정에서도 의원총회에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경험할 때 이렇게 했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가야 한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이렇게 가는 게 맞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분들이 줄줄이 있어 초선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경험은 하나의 참고자료고, 교훈이 될 순 있어도 답이 아니다”라며 “그런 국민의 중진들의 모습이 참 아쉬웠다. 중진들이 항상 경험이 답이란 식으로 하는 부분들, 초선이 말을 하면 내부 총질한다고 한다. 건전한 비판 없이 어떻게 당이 돌아가냐”고 했다. 대담에 함께 참여한 배현진 의원도 “중진의 힘이 있다”며 동조했다.


이 같은 지적은 당내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대담을 진행하던 중 나왔다. 윤 전 위원은 이날 발제자로 나서 보수 진영의 철학·비전으로 “포용적 자유주의”를 제시하며 ‘보수 이념의 전환’, ‘당내 민주주의 확립’, ‘실용정당으로의 전환’을 3대 목표로 꼽았다. 이를 위한 ▷책임정치포럼(가칭) 신설 ▷왝 더 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방지 ▷디지털정당으로 외연 확장 등도 제언했다.


특히 윤 전 위원은 “당내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원내대표 선거를 포함한 당내 주요 의사결정에 더불어민주당과 같이 당원 의견을 반영할 것을 주장했다. 또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곳에서 5선, 6선씩 나오는 게 과연 합리적인 구조인가”라며 소위 ‘텃밭’ 지역구 중진 의원의 험지·수도권 차출을 통한 신인 배출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전 위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다룬 한동훈 전 대표의 회고록을 함께 집필하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한동훈 캠프의 메시지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초선의 정 의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영입인재 1호’다. 대담자로 나선 배 의원도 친한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재선이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선출된 지난 8·22 전당대회 이후 친한계가 공개 행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담에 나선 두 의원은 대부분 제언에 공감하면서도, 당원 의견 반영 확대를 놓고선 다른 의견을 내놨다.


원내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배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데 당원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순수하게 당내민주주의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딸'로 통칭되는 이재명 세력의 당내 그립을 더 강화하기 위한 한 가지 방편이 아니었을까"라며 “국회의원들이 국회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은 저희끼리 충분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배 의원은 “당대표의 지시 사항을 현역 국회의원들이란 이유로 거부하고, 거기에 맞서서 당대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전 당원의 의견을 수렴해 선출된 당대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당대표의 권한이) 훼손된 부분이 왜 하필 그 시기, 그 사람에 한해서였을까 하는 불편함을 갖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 체제 당시 옛 친윤석열(친윤)계의 반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의원은 현행 당심 80%·민심 20% 구조를 문제 삼았다. 그는 “당원 주권을 강화하다 보면 당원 구성이나 성향이 국민의 마음과 멀어지는 뜻을 갖고 있을 때 오히려 왜곡되거나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심 80%, 민심 20%였는데 이게 ‘7 대 3’만 됐더라도 대표가 바뀌었다”며 당내 선거의 당심 반영 비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텃밭 지역 공천과 관련해 정 의원은 “누가 가더라도 100% 당선되는 지역은 우리 같은 경우 TK(대구·경북)라고 많이 한다”며 “한 사람이 3~4번 연속으로 받는 건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배 의원은 동일 지역 3선 제한에는 일부 공감하면서도 “(약세 지역인) 서울에 알려지지 않은 영남 중진이 그냥 오셔서 하면 이길 수 있겠나”라며 “경쟁력 있는 중진들이 가서 활약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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