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가 국민의힘과의 정치적 거래로 논란이 되고 있다.
내가 파악한 바 통일교는 종교단체이기에 앞서 정치적 집단이니, 여야 구별없이 권력이 있는 곳은 모두 들쑤셨을 것이다.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교주의 오지랖이 얼마나 넓었던가는 철저하게 반공을 표방하면서도 공산주의자 김일성과도 거리낌없이 교류와 거래의 마당을 열어 그것이 훗날 DJ와 현대가 북한과 교류하는데 바탕이 되기도 했는데, 단지 지금은 민주당이 집권해 있으니 민주당 관련 사건이 겉으로 드러나 이슈화되지 않을 따름이다.
내가 우리나라 신흥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오래 전 젊은 시절부터였다.
이삼십대 시절에 내가 부산 수영구 수영로 대로변에서 '대성타일종합건재상사'라는 장사를 한동안 하고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건축자재를 파는 건재상을 하다보니 독특하게 보였는지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이도 찾아와 주었고, 거기 여호와의 증인, 통일교, 신앙촌, 신천지 같은 기독교계는 물론이고 증산교, 천도교, 원불교 등등의 신흥종교 전도사들도 당연히 시도 때도 없이 들러, 내가 4대째 내려오는 가톨릭 구교우 집안인지도 모르고 나를 포교대상으로 삼아 개종시키려 들곤 했었다.
그러면서 그렇잖아도 혼자 신학공부를 하고 있었던 나는 자연스레 신흥종교 현상에 학문적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을 상대로 신학과 교리 토론도 많이 했었다.
그러면 어찌하여 우리나라에 신흥종교들이 이토록 폭발적으로 발생했는가.
종교는 늘 환란시기에 발호한다. 한국전쟁 후 대한민국이 폐허 상태였던 시기에 신흥종교들이 우후죽순처럼 대거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아무래도 기독교계 신흥종교들이 대다수였다.
문선명의 통일교도 1954년에 창시되었다. 또한 박태선의 신앙촌도 1957년에 세워졌다. 1964년에 세운 안상홍의 하나님의 교회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신흥종교들의 특색은 기복적이라는데 있는데, 근본적으론 샤머니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전후 폐허상태에서 신흥종교들이 발아할 때는 지상에선 천국을 기대할 수 없으니 당연히 '사후천국'을 내세웠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발전으로 대한민국에서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져가자 '사후천국'이 아니라 '지상천국'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물질적 축복을 기원한 삼박자 축복이 단적인 예다. 통일교가 현실정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연결고리 만들려 갖은 애를 쓰는 것도 지상천국 만들기 작업의 일환이다. 그들은 누구보다 자본주의적이었고 상업적 사업을 펼쳤고, 욍성한 기업활동을 했다.
그것은 기독교계 신흥종교들만이 아니었고, 기존 기성 교회들 역시 기복주의적이고 물량적 성장주의 성향을 표방한 것에는 마찬가지였으니, 그래서 세계 10대 메가 쳐치 가운데 대다수가 대한민국에 있을 정도로 급성장 했던 것이다.
그 지상천국을 대기업 수준으로 키운 대표적 신흥종교가 통일교와 신앙촌이다. 더 나아가 그들은 자신의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탈종교적 언론마저 갖기도 한다. 대표적 예가 통일교의 세계일보, 1984년 이만희가 세운 신천지의 천지일보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안착할 수 있는지를 꿰뚫어 본 것이다.
그럼 기독교계의 신흥종교들에 대한 이단과 정통의 기준은 무엇인가.
기독교계 신흥종교의 특성인 메시아사상 때문이고, 그 메시아가 교주인가 예수 그리스도인가에 따라 판별이 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믿는 기성 기독교로부터 거부감을 일으키며 이단으로 취급 받는 것이었다.
문선명 이만희 등은 이미 자신을 메시아로 인식시키며 교세를 확장시켜나갔다. 하나님의 교회도 창시자 안상홍이 재림 예수으로 장길자를 "어머니 하나님"이라고 믿는다.
왜 우리나라에서 창시자를 곧장 메시아로 믿는 신흥종교들이 많이 생겨났는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제도보단 인물 중심으로 모여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레밍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