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원 장을병 선생 16주기 추모 세미나
2025.11.20. 오후3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주최 : 옥원 장을병 선생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이광희 의원실, 김우영 의원실
주관 : 한국사회과학연구소, 목촌예춘호학술장학재단, 이코노미21
"현실과 이상을 정치철학에 녹인 실천주의자”…옥원 장을병 선생 16주기 추모세미나
우리나라 현대사를 관통하며 민주화와 정치 개혁, 인간 회복 등에 헌신한 삼척 출신 고 장을병 선생을 추모하는 자리가 국회에 마련됐다.
옥원장을병선생 추모사업회 준비위원회와 이광희·김우영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이코노미21과 한국사회과학연구소, 목촌예춘호학술장학재단이 공동주관한 추모 세미나가 20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최열 전 환경운동연합 대표, 김중배 원로 언론인, 이미경 전 국회의원,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렸던 장을병 선생의 실천적 연구자로서의 면모와 정치 철학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그를 기렸다.
정운찬 전 총리는 “실천하는 지식인의 진면목을 보여주신 장 선생이 굴곡진 현대사에 남긴 업적은 정말 크다. 그의 담대한 리더십이 다시 그리워지는 계절”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학생 장례행렬이 경찰과 대치하자 가장 뒤에서 행렬을 따르던 장 선생이 경찰 간부들과 대화로 갈등을 풀어낸 에피소드를 풀어내며 “끈질긴 협상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정치 철학을 배웠다”고 했다.
최열 이사장은 “첫 만남부터 같은 강원 출신이라고 특별히 격려해주신 장 선생이 강원도에서 민주화운동하는 사람들과 모이자고 한 것이 비교적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또 “범국민환경운동에 걸맞은 분들을 직접 모셨는데 박경리 선생과 장을병 선생 등이었다. 당시 고향 삼척 주민들에게 핵발전소에 대한 교육을 부탁하셔서 한달간 대화를 나눴고, 대규모 집회와 발전소 백지화까지 이어졌다. 선생의 뜻을 젊은 환경운동가들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중배 원로 언론인은 “죽음 뒤에도 삶이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한다”고, 이미경 전 의원은 “정치를 하며 보여주셨던 고매한 인격, 통합의 정치에 대한 존경을 다시 보낸다”고 했다.
장을병 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우영(서울 은평 을·강릉 출신) 국회의원은 “젊었을 때 도전하라는 선생의 말씀을 듣고 구청장 등에 도전했다”고 회고하면서 “험한 강원도 바닷바람의 기운을 갖고 서울에 와서 해직교수와 초대 직선 총장으로서 민주화 운동과 새로운 정치혁신을 이끈 분을 모셨다는 것이 큰 영광인만큼 그 뜻에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축전을 통해 “선생님을 정치 현장에서 오랜 세월 뵈면서 지성의 무게와 실천의 가치를 새겼다”고 밝혔다. 박찬대·정일영·용혜인 의원 등은 영상축사를 보내 “선생의 정신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했다.
류한호 전 광주대 교수와 마인섭 전 성균관대 부총장 등 제자그룹의 회고도 이어졌다. 장 선생의 아들 장도훈 굿솔루션 대표도 부친을 회고했다.
이재경 한신대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제에서 억강부약의 인본주의자, 실천적 민주주의자, 민족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분석하면서 지방자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윤영상 카이스트 연구교수도 발제를 통해 “현실주의자인 동시에 이상주의자였는데 이것을 실제로 일상에서 실천해내셨다. 이것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삶이었다”며 장을병 선생의 정치여정과 철학을 다시 조명했다.
정대화 전 상지대 총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원과 이명재 시민언론 민들레 대표의 토론도 이어졌다. 6선의 조정식 의원은 “장 선생의 정치적 길과 헌법 개혁과 같은 못 다 이루신 꿈 등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그 뜻을 이어가는 현실 정치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이를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을병 선생은 삼척 원덕읍 옥원리에서 태어나 삼척공고 광산과와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제15대 국회의원,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 동안이승휴사상선양회 이사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강원도민일보 김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