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국과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김덕영 감독의 영화 <건국전쟁(The Birth of Korea, 2023)>
2024.2.11. 오후3시50분. 여의도 IFC CGV 1호관
- 지난 1월의 시사회에 이어 두번째 관람이지만, 다시금 가슴을 젖어들게 했다.
이승만 대통령..시대와 역사가 한 인물을 걸출하게 탄생시키기도 하지만, 한 걸출한 인물이 시대와 역사를 만들기도 한다.
대한민국 70년사에 이승만이라는 인물만큼 큰 획을 그은 지도자가 또 있을 것인가. 이승만 대통령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그 틀을 만드는데 어느 누구보다 주도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가 젊은 시절 미국 유학을 가고 거기서 자유민주주의가 꽃피는 미국 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유심히 관찰하고 통찰한 것은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신생 국가의 틀이 되었으니, 그것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던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관찰한 것에 비견될 수 있다.
그 바탕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을(비록 분단국으로 출발하게 되었지만) 미국 중심의 자유진영에 속하도록 이끌었고, 거기에 미국 민주주의를 옮겨 심었던 것이다.
그것은 미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대한민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취하고 있는 공화적 자유적 대의제 민주주의 시스템을 치열한 토론과 사유로 만들어낸 메디슨(James Madison), 제퍼슨(Thomas Jefferson), 해밀턴(Alexander Hamilton) 같은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 그 역할과 흡사했다.
뿐만 아니라 동서 냉전의 최전방이 되어버린 한반도에서 전쟁마저 터지자 아예 미국과 군사동맹까지 맺어버렸다.
영화 <건국전쟁>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당시 세계 최빈국인데다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약소국 대한민국이 당시 세계 최대의 군사대국인 미국과 맺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승만 대통령이 성사시킨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을 결정 지은 '신의 한 수'였다.
그로인해 한국전쟁으로 증명되듯이 지정학적으로 '동서냉전의 화약고'로 여겨졌었던 한반도에선 그 이후 70년이 넘도록 더 이상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고, 그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경제발전과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게 만든 그 문을 연 '마법의 열쇠'였다.
그런 마법의 문을 연 그가 젊은 시절,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3년 3월 하와이에서 발간하던 '태평양잡지'에 공산당의 부당함을 밝히는 논문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는 사실도 놀랍기만 하다.
“공산주의 중 부당한 것을 말한 진대, (1) 재산을 나누어 가지자 함이라. 가난한 사람은 환영하겠지마는, 게으른 사람들이 일을 아니하면 어찌하겠느뇨. 가난뱅이는 차차 수효가 늘어서 장차 일 아니하고 얻어먹으려는 자가 가득할 것이오. (2) 자본가(資本家)를 없이하자 함이라. 부자의 돈을 나누어 가지고 살게 하면, 자본가들의 경쟁이 없어져서 상업과 공업이 발달되기 어려우니, 사람의 지혜가 막히고 모든 기기미묘한 기계와 연장이 다 스스로 폐기되어, 지금 이용하는 모든 물건이 진보되지 못하며, 물질적 개명이 중지될지라. (3) 지식계급을 없이하자 함이니, 모든 인민의 지식을 높이자 하는 것은 가하거니와, 지식계급을 없이하자 함은 불가능하며, (4) 종교단체를 혁파하자 함이라.
교회 조직을 없이하는 날은 인류 도덕상 손해가 클 것이다.”
그 당시 세계 지성인계에선 새로운 사조로 유행처럼 받아들여졌던 공산주의에 대해 그 맹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된 그의 신념이, 비록 신생국 대한민국 내부에 이념전쟁을 격화시키고 남북대결을 심화시키는데 일조한 측면도 없지는 않지만, 동시에 체제경쟁을 불러 오늘날의 대한민국으로 발전시킨 동력원이 되기도 했다.
영화 <건국전쟁> 도입부에서 머스크(Elon Musk)가 ‘낮과 밤의 차이’라는 제목으로 X에 올린 한반도 야간 위성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그 체제경쟁에서 대한민국은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에 완승을 거두었다.
물론 이승만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기어이 4.19혁명을 초래해 불명예 퇴진한 것은 흠결이지만, 지난해 이승만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던 4.19혁명 주역들이 '4.19정신과 이승만의 건국정신은 하나다'라고 밝혔듯이, 그의 과오는 과오대로 평가하면서, 그가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라는 기치 아래 대한민국이 우뚝 서게 된 것에 끼친 결정적인 공로에 대해선 합당한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이승만 대통령이야말로 김일성 집안의 대남 적화통일 야욕 곧 공산주의의 침략으로부터 오천만 국민을 지켜내고서 한반도에 70년이 넘게 평화를 가져다 준 그 씨앗을 심은 공로에 있어 노벨평화상을 받았어야 마땅하다고 느껴졌다.
오늘 영화 <건국전쟁>을 지난 1월 김덕영 감독과 함께 했던 시사회에 이어 다시 관람하면서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란, 정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리더십은 어떻게 발현 되고 진정한 리더십은 어떠한 것인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길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