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5.18정신을 진정으로 실현하는 길은 '경제 성장'과 '자유 번영'을 이루는 것"이라는 요지의 기념사를 했다.
그것은 내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던 바이기도 하니, 기꺼이 공감하는 바이다.
그런데 이런 기념사를 갖고서 광주 호남에서 "개발도상국 대통령 기념사인가" 조롱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할 때, 광주 호남이 실사구시적 경제 발전은 거부하고 근 반세기를 허울 좋은 '민주 성지'에만 자족하면서 5.18을 헌법 전문에 넣는 문제에만 매달려 있는 것을 보면, 솔직히 말해 광주 호남은 사실로도 '개발도상국' 아니 '저개발국' 수준에 아직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고향 출신 박정희 대통령만 아니었다면 내 고향 대구도 그런 상태에 오랜 세월 빠져 있을 뻔 했다.
해방 후 대구는 '동양의 모스크바'로 불리울만큼 좌익 본거지였다.
하여 좌파진영에선 '10월항쟁'으로 부르고, 우파진영에선 '10월폭동'으로 부르는, TK지역 전체를 좌우대결의 대혼란 속으로 몰아넣으며 규모에서나 그 장기적인 기간으로나 5.18 이상의 비극을 낳았던 '10월사태'가 대구에서 발생한 것도 그런 바탕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런 좌우익 대결 속에 이른바 쌍방간 양민학살도 대규모로 진행되어 대구경북 곳곳에는 그런 아픈 상처의 흔적들이 남아 있을 정도다.
그런 좌편향의 이념 도시가 어떻게 그 이념의 갈등과 대립을 뛰어넘고 그 상처를 치유받게 되었는가.
그것은 순전히 고향 출신 박정희라는 개인의 영향이고 공헌이었다.
박정희라는 인물 자신이 이념 문제에 평생을 시달렸던 사람이었다.
그의 부친은 동학혁명 때의 접주였고, 그의 형들도 10월사태의 주역이었으며, 그 영향인지 자신도 남로당에 연관되는 등 '반골집안'이었다.
5.16이 일어나자 미국에서 공산주의자에 의한 쿠데타인가 싶어 한동안 박정희란 인물을 의구심 갖고 지켜본 것도, 심지어 김일성조차 적화통일의 호기로 착각하고 대남 밀사로 형 박동희의 친구로 어린 시절 따랐던 황태성을 밀파해 그 의사를 타진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미국 정부로부터 그런 의심을 계속 받자, 김일성이 보낸 황태성을 간첩혐의로 사형에 처하고서야 비로소 박대통령은 그런 의심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그가 집권 내내 철저한 반공투사가 된 것도 그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우뚝 서는데 이바지한 것이 된다.
어쨌든 박정희 대통령은 오천 년 가난에서 이 민족을 벗어나게 하려는 결심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에 올인하게 되었고, 그 최우선 혜택 지역이 자연스레 고향 TK지역이 되었다.
그렇게 경제발전 그 산업화의 열매를 어느 지역에 앞서 받으며 대구시민의 삶이 나아지자, 대구지역도 이념의 덫에서 비로소 풀려나게 된다.
1960년대 초 당시만 해도 대구는 4.19혁명의 단초가 되었던 2.28학생의거가 일어난 곳일만큼 대구는 깨어있던 도시였다.
지난 40년 동안 광주를 '민주 성지'로 부르는데,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구가 '민주 성지'였던 것인데, 역으로 보자면 그것은 그만큼 이념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많이 지니고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처들도, 특히 진영간 대립과 갈등도 경제발전으로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치유 받고 사라지게 된다.
그것은 마치 가난한 시절 가족간에 입었던 상처들도 집안 사정 살림살이가 나아져 잘 살게 되면 지난 날의 묵은 상처들도 좋게 여겨지며 씻겨지는 것과 흡사하다.
그렇게 대구는 박정희라는 한 인물에 의해 전혀 새로운 도시가 되었다.
바로 이런 과정이 5.18의 광주 호남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보수우파진영으로부터 의혹을 받으며 5.18유공자들이 제공받고 있는 갖가지 특혜들이 호남인들의 살림살이에 얼마나 보탬이 되고 또 나아지게 하겠는가.
그보다는 호남에 대기업 공장들이 들어서 호남 청년들이 일할 곳이 생겨나 호남의 경제가 실질적으로 발전해,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개발도상국' 아니 '저개발국' 수준을 선진화시키는 것이 진정으로 호남을 위하는 길 아니겠는가.
5.18의 상처도 그것을 무슨 헌법 전문에 올린다고 치유 받는 것이 아니라, 그런 방식으로만이 온전히 치유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