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설계합니다 (2)

불안을 다스릴 줄 아는 브랜드 기획자

by 쑥라떼


한 해를 설계한다. '만다라트 방식'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25년도의 목표를 둘러싸고 이러한 단어들이 나왔다.

중심 잡기, 기준점 세우기, 일관된 메시지 전달, '해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 불안 다스리기, 단단함, 자기 인정, 수용, 객관화.


이 단어들이 한 점에서 만나면 어떤 메시지가 나올까. 고정값을 정하기, 중심 잡기, 확신 갖기. 쓰다 지우길 반복하며 '불안을 다스릴 줄 아는 브랜드 기획자'라는 올해의 달성 목표를 정했다.


1. 만다라트를 채워나가는 과정

크게 일(직업), 영향력, 미래대비, 일상, 관계, 자기계발, 마음, 몸 여덟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각 테마의 세부계획을 세우고, 이 안에서 '올해 꼭 성취하고 싶은 계획(노란색)'과 '궁극적인 성장 방향(파란색)'을 나눠 단계를 쪼개보았다.

*참고로 여기서 별표는 나만의 만다라트 '히든카드'다. 대외적으로 밝히기 부끄럽고 큰 꿈, 연말까지 목표를 이룬다면 기쁜 마음으로 카드를 뒤짚겠다는.



2. 2025년을 이끌어줄 여덟개의 표지판

먼저 올해 내가 정한 여덟 가지 키워드(표지판)를 소개한다.


[1] 일/직업 : '브랜드 내러티브 기획자'로서 꾸준한 프로젝트 진행, 브랜드디렉터로 신제품 론칭

[2] 영향력 : 스피커가 되어 나의 이야기(내러티브)를 세상 밖에 알리기

[3] 미래 대비 : 앞으로의 5년 목표를 설정하고, 자산관리에 지난해보다 신경 쓰기

[4] 일상 : 매일 나를 되돌아보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여유 있는 루틴 체화시키기

[5] 관계 : 가족, 친구, 동료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한 각각의 기준 설정

[6] 자기 계발/학습 : 좋은 아웃풋을 위한 지속적 인풋&피드백 환경 구성

[7] 마음(건강) :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 상태 유지하기

[8] 몸(건강) : 일의 능률 향상과 매력자산 확보를 위한 건강한 몸 관리


그리고 이 키워드를 네 개의 그룹으로 묶었다.

일, 영향력, 미래/재정을 통틀어 '일'의 카테고리로

마음(내면)과 몸(외면)의 건강을 '나'의 카테고리로

자기계발, 루틴을 '라이프(일상)'의 카테고리로.

마지막으로, ‘관계’ 카테고리 안에 가족과 친구, 동료와의 관계를 모두 담았다.


(1) 2025년의 나는 어떻게 일을 대할 것인가?

2025년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오던 두 브랜드가 세상에 나오는 해이다. 작년 내내 나의 불안을 건드렸던 원인이기도 했던 프로젝트들. 지난해는 결국 세상 밖에 내놓은 결과물은 없었지만 많은 이들과 연결되고, 프리워커로 일하는 방법을 익힌 일종의 '웜업'이 되었다. 내가 일하고 배울 시간이 단 1년만 있는 게 아닌데. 몇 발짝 떨어져 보니 왜 그렇게 초조했었나 스스로를 갉아먹은 시간이 안타깝기도 하다.


덕분에 일의 태도를 다지며 맞이한 올해는, 조금 더 안정적인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으리라.

지난주 리브랜딩을 마친 호롤로는 '이만하면 충분한 일상여행용품'이라는 메시지를 다수의 대중에게까지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주류브랜드 역시 기존에 없던 한국술의 컨셉과 페르소나를 사람들에게 허들 없이 이해시키는 데 공을 들일 예정이다. 올해는 다양한 브랜드와 크고 작은 협업을 이루고 싶다. 지난 브랜딩에서 효과적이었던 시스템만을 모아 나만의 템플릿으로 만들어, 다음 프로젝트부터 일정 작업까지 도달하는 속도를 단축시킬 것이다. 나아가 모든 업무를 다 할 수 있는 기획자가 아닌 적재적소에 업무를 나누고, 알맞은 이들과 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전과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다면, '메인'이나 'PM', '디렉터'라 불리는 것이 아닌 '누구와 어떤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사실.


일의 과정과 결과물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다. 말을 안 하면, 사람들은 모르거든. 한 번 창피해야 그 다음 넥스트로 넘어갈 수 있다고. 자주 들었고 공감했던 말이다. 다만 그만큼 실천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며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 채널을 활용해 내 이야기를 질릴 때까지 해보는 올해가 되길 바란다. 대단한 연사를 꿈꾸는 것이 아닌, 일친구들에게 진솔한 이야기로 전달되기만 해도 오케이. 뜻 밖의 제안과 연결이 생긴다면 기쁘겠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데 용기를 내고 실천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귀한 한 해일것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 재정 지표 이대로 괜찮은가." 흐린 눈으로 (거의 유일하게 회고를 피한 영역일지도) 맞닥뜨리지 않았던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전문가의 조언까지 받아볼 예정. 1년 이상의 장기적인 로드맵은 (추상적인 대답 말고 이유있는 답을 적을 생각을 하니) 첫 시도나 다름없다. 재정에 대한 목표가 생겨야 이 로드맵도 분명해지지 않을까.


(2) 2025년의 나는 어떻게 일상을 꾸려나가며 성장할 것인가?

지난해는 '열심히'는 했지만, 궁둥이 붙이고 앉아 있는 만큼 아웃풋이 나오진 않았다. 내가 하는 일은 시간 대비 결과로 논하기 어렵다고. 때론 온종일 붙잡고 있어도, 일이 되지 않을 때도 있는 거라고. 또 밤을 새서 앉아 있는 내가 미련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매일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했다, 끼니를 챙기지 못했다 말하면서. 자기변명이다. 결국 '일'이란 우선순위에 밀려 (그렇다고 뭘 했다 말하기엔 집중하지 못한 시간을 '내가' 아니까) 나를 소홀히 한 시간은 반성할 만 했다.


올해는 '어떻게든 사람은 주어진 시간에 맞춰 일하게 되어있다'는 말을 현실화해 볼 생각이다. 매일 3시간의 미타임을 확보해 두고,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을 가져볼 생각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다. 일을 논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이렇게 없었나. 혹은 '잘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게 지난 한 해 중 무엇이 있었지?


연말의 나는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어떤 때인가요?

-올해 시도만으로 즐거웠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벗어났나요?

-바쁜 사람에서 (하는 일은 많지만) 여유 있는 사람에 조금은 가까워졌나요?


올해는 나를 돌보는 데 소홀하지 말 것. 충분한 시간을 만들어 나의 목소리를 듣는 날을 쌓아갈 것.


(3) 2025년의 나는 어떻게 단단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나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고자 루틴을 만들었다. 습관을, 시간 관리 방식을, 회고를 도입하겠다고. 다만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기 위해선 깨끗한 마음과, 그 마음이 유지될 만큼의 건강한 몸이 있어야 한다.


매일의 Me time에서 내가 해 나갈 것은 하루하루, 나의 목소리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오늘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뭐가 있었지? 왜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을까. 일에 집중하기까지 붕 뜨는 시간이 긴 이유는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이 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덜어내는 훈련이 필요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할 방법으로 일기를 쓰기로. 종종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범퍼 데이가 예상치 못한 일정의 변경에도 일상의 무리가 없도록 만들어둔 대안이라면, 노플랜데이는 내 일상의 명상 같은 시간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겠다기보다, 미리 무언가를 하리라 계획 세워두지 않은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의미. 즉흥 청소를 하다가, 드라마를 몰아봐도 아무렇지 않은 날 하루 쯤은 올해의 나에게 꼭 선물하자. 그래봤자 J(계획형 인간)일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추구미 P에 가까워지고 싶은 하루 남기기. 그럴 수도 있지. 물리적인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확보하는 연습도 계속된다.


(루틴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떻게든 주어진 시간'을 만든다. 주어진 시간에 일하고, 주어진 미타임에 나를 가꾼다. 대신 올해는 내 깜냥을 알면서 일을 벌일 것. 내 몸 건강을 위한 기본값은 웨이트 (PT)다. 조금 더 재미와 목표가 있는 취미 운동을 유지하고 싶은데, 발레와 클라이밍, 그 밖의 것까지 소화할 수 없다. 과부하가 오기 전에 발레 하나만을 남길 생각이다. 그 외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것. 마지막으로 매일 한 끼 집밥을 먹고, 해독 주스를 마시고, 잠을 챙겨 자는 것. 나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라는 걸 잊지 말자.



(4) 2025년의 나는 어떻게 가족, 친구 동료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발산형 인간에서 수렴형 인간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싶다.

올해는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가고, 가족사진을 찍는 등 가족과의 시간을 늘리고, 동료에겐 나의 속도를 다스리면서 함께 하는 이들과 발맞춰 걸어줄 수 있는 PM이 되고 싶다. 밀도 높은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하겠다는 다짐도 적어두었다.


이 모든 'to do(할 것)'을 말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목적이나 기대를 내려놓고 진심으로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전제이다. 억울할 정도로 책임지거나, 타인의 말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 말고. '내'가 먼저 단단해져야 상대와의 관계도 안정을 찾을 수 있으니까.




72개의 만다라트 칸이 압박감을 줄 때도 있지만 한 칸씩을 들여다보고 나면, 톱니바퀴처럼 수많은 다짐이 맞닿아 있다.

빙고판처럼 빠르게 지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이 톱니바퀴들이 서로서로 맞물려 움직이며 '불안을 다스리는 기획자'라는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길, 한쪽이 비대하게 커지고 한쪽이 기능을 잃는 성장이 아니라 올해는 지속과 균형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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