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집회 의사일기 #7
초조함 속 3월이 지나가 버렸다. 마음이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넘실거렸다. 왜 그렇게 헌재는 뭉개고 앉아 있었는지. 4월 1일 드디어 선고 소식이 나왔다. 4월 4일 금요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온다고 한다. 드디어! 일단 기쁘면서도 걱정은 계속됐다. 만에 하나, 혹시라도 윤석열이 복귀하면 어떡하지? 아니다, 꼭 파면 될 거다 믿으면서도 마음 한에는 불안감이 있었다. 4월 3일에는 선고까지 1박 2일 밤샘 집회가 있었다. 저녁에 의료부스에 참여했다. 이날은 선고 전날이기도 하고, 부산에서도 의료인들이 올라오기도 하여 부스에 사람이 많았다. 책상 쪽에서는 환자를 보고, 환자가 없을 때는 서로 도란도란 얘기하며 받거나 가져온 과자를 까먹었다. 다들 긴장되면서도 설레는 분위기였다.
4월 4일 선고 11시. 긴장되는 마음을 억누르며 뉴스를 키고 한쪽에만 이어폰을 끼었다. 너무 흥분되다보니 갤럭시 워치에 심박수가 100을 넘었다. 카톡방에 긴장감으로 난리 난리를 쳤다. 선고 전에 선고 관련 기사들을 쭉 읽어봤다. 선고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특히 주문이 먼저인지, 선고 요지가 먼저인지에 따라 윤석열 파면 만장일치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만장일치일 경우, 윤석열의 파면 여부 선고인 ‘주문’ 대신 선고 요지를 먼저 읽게 된다. 만약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렸을 경우 주문 먼저 읽고 다수 의견으로 이어진다.
선고 시작. 문형배 헌법재판소장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주문이 아닌 선고 요지를 먼저 읽기 시작했다. 일단 만장일치 아닐까? 희망이 커졌다. 그리고 선고요지를 읽으면 읽을수록, 윤석열의 계엄령을 용납 불가하다는 내용이 계속되어 점차 파면이라는 결론이 확실해졌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와. 이제까지의 긴 싸움이 드디어 막을 내리는구나. 그동안 너무나도 열심히, 함께 싸워온 모든 이들에게 고맙고 감격스럽고 기쁘고 뿌듯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퇴보시키고 썩게 한 윤석열이 드디어 탄핵되다니. 윤석열이 대통령이었던 시기, 이제 안녕.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뉴스에서 윤석열 탄핵 선고와 동시에 탄핵 집회 장면이 송출되었다.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며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었다.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노래가 흘러나왔다.
“지금 이 순간이 다시 넘겨볼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이렇게 우리 역사에 한 페이지가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