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가 난무하는 시대에서 성공을 묻다
모 연예인의 인스타에서 성공이란 “싫은 사람과는 같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상태”라는 정의를 보았다. 이를 통해 성공이란 무언지 나 또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성공이라 하면 보통 외적 성공을 말한다.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등 물질적인 성공이 성공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한편, 내적인 성공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음적으로 온전하고 기쁨을 누리는 삶이 성공한 삶이라고 한다.
나는 내적인 성공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마음의 평안 없는 성공은 행복하지 못하다. 대학생 때 여러 대외활동을 했었고, “선배 멋있어요” 얘기도 들었지만 (물론 외적인 성공에 닿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때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좇아 다니고 있었고, 내가 실수를 하지 않을까, 실패하지 않을까 항상 불안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평안하지 못했다.
누가 20대 초의 삶이 빛난다고 했을까. 20대 초의 생활은 이제 막 고등학교에서 벗어나 사회에 발을 담근 불안 불안한 때이다. 자꾸 이리저리 부닥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언지 잘 모르고, 나의 중심을 잡기 어려운 때였다. 나에게 성공은 나의 중심을 잡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알고 난 후 찾아왔다. 나의 평안함 그 자체가 나의 성공이었다.
나에게 성공이라는 것을 묻는다면, 현재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한다. 현재를 사랑하고, 나 자신과 내 주변을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성공한 삶이다. 물질적인 성공이 그러한 충만함을 준다면, 그것도 괜찮을 것이다. 사는 데 있어 고난이 안 될 만큼의 부는 행복의 튼튼한 기반이 된다. 다만, 끝없는 물질적 추구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저 멀리 높은 자리에 있는 성공만이 성공이라면, 그를 향해 달리는 과정은 성공 없이는 기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위키드” 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으로, 두 명의 상반된 주인공이 나온다. 서쪽의 나쁜 마녀라 불리는 엘파바와 남쪽의 좋은 마녀라고 불리는 글린다이다.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지만, 뛰어난 마법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법사 오즈가 행한 동물 억압에 대항했기에 나쁜 마녀라고 찍혀 사방의 공격을 받는다. 반대로 글린다는 마법적 능력은 별로 없었지만, 오즈와 결탁하여 명성을 누렸다.
누가 성공한 삶일까? 극 내 인물들은 글린다가 성공한 삶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엘파바는 불행했을까? 그녀의 노래, “중력을 넘어서”를 들으면 좀 다른 생각이 든다.
“한계가 무너졌어 내 길을 갈 거야
시도하기 전에 그 누구도 알 수 없어
너무도 오랫동안 두려워한 것 같아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랑 잃을까 봐
이제는 나 중력을 벗어나 날아올라
날개를 펼칠 거야 날 막을 순 없어”
그녀는 결국 자신만의 길을 간다. 오즈의 세계에서는 도망치지만, 그녀의 뜻은 꺾이지 않는다.
성공은 도착점이 아니다. 사막을 건너는 데 마주치는 중간중간의 샘물 같은 것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성공이 아닌 삶 그 자체이다. 삶이라는 천을 자신답게, 아름답게 수놓으면 그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