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능력주의를 넘어 모두에게 열린 사회로
“타고난 재능과 자질은 그들이 오직 노력만으로만 성공하도록 했을까? 우연히 얻은 재능을 계발하고 보상해줄 수 있는 사회에 태어난 행운은?”
“심지어 우리보다 사회적 상승에 보다 성공적인 나라라도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 공동체 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등)
이 책은 제목처럼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작가는 현재 미국 및 다른 나라들에서 ‘스마트’, 즉 똑똑하고 교육적 성취에 뛰어난 점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엘리트들은 자신의 성공을 오롯이 자신의 재능과 노력, 그리고 성품으로 쟁취했다고 믿고 있지만, 많은 부분은 운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사회의 패자라고 여겨지는 자들은 자신의 실패를 오롯이 자업자득이라고 여기게 되고, 패배감과 굴욕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사회의 공동선 추구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패배감이 극우주의 포퓰리즘의 대두로 이어졌다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회에도 적용되는 말들이 많다. 사회 엘리트들은 사회 상부 계층에 올라서기 위한 자신의 노력만을 중요시 여기며, 이에 대한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이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받아야 하며, 사회는 자신 같은 엘리트와 그 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측면이 있다. 저자는 능력주의의 대안으로 기회의 평등만을 추구하는 대신 사회의 공동선과 민주주의, 그리고 누구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사회로 향할 것을 이야기한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도, 뛰어남과 뛰어나지 않음의 경계를 넘어 우리 사회의 옳은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이들이 사회의 규칙과 정의에 대해 열린 공간에서, 서로 상처 입히지 않고 토론과 토의를 할 수 있는 사회가 올까. 일단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