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소, 눈물, 폭풍 공감, 분노 그리고 결심
‘노란나비’ 많은 사이트에서 쓰고 있는 아이디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영정사진 앞을 날아가는 노란 나비 사진을 보고 나서부터 이 아이디를 쓰기 시작했다. 전 mbc 사장인 박성제가 쓴 이 책을 보며 울고 피식 웃고, 대부분은 분개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내막을 알게 되니 더 분통이 터졌다. 작가가 써 내려간 많은 장소들에 내가 있었다. 박근혜 탄핵 시위 때도, 조국 수호 시위 때도, 그리고 이태원에서도 나는 현장에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다행이게도 나는 이태원 참사가 터진 날이 아닌 그 전날 그곳 가까이에 있었다. 그럼에도 이태원 참사 이후 우울증이 꽤 오래갔다. 누굴 바보로 아는지 싶은 언론들에서 눈을 돌리고 그나마 공영방송 중에는 mbc만 보는 시기가 이어졌다.
14F 채널을 참 좋아하고, 뉴스안하니와 같은 유튜브 채널도 즐겨보는데 그게 최승호, 박성제와 같은 좋은 언론인이 경영자로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경영자로서 박성제가 어떻게 적자 더미의 mbc를 흑자로 돌려놓았는지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언젠가 될 수도 있는 경영인으로서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눈 떠보니 선진국이던 시기를 지나 2021년 대선 이후로 PESD (선거 후 트라우마)를 세게 겪었다. 꽤 오랜 시간 우울했는데 그때도 위로가 된 것은 제대로 된 언론인들의 보도였다. 누가 들어도, 귀가 제대로 뚫렸다면 들리는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기는 이들이 아직 대한민국에는 약 30%이다. 그들을 어찌할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언론인들이 방송을 만들고 뉴스를 쓸 수 있도록 깨어 있는 시민으로 남는 것이다. 그래서 독립 언론을 세 곳 후원하고 있다. OTT 구독은 안 해도 뉴스타파는 구독한다. mbc가 웨이브를 만든 회사 중 하나란 것을 알았다면 웨이브 정도는 추후 구독을 할 수도 있겠다.
나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결국 시민을 개, 돼지, 레밍으로 보는 이들에 지배받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매일 내는 버스비, 지하철비가 올랐고, 제약 없이 살 수 있었던 제로페이가 서울페이로 이름이 바뀌고 광클을 해야 살 수 있게 바뀌었다. 복지 예산이 줄어도 너무 줄고 작은 도서관들이 문을 닫았다. 시민 하나는 점이지만 점들이 모이면 선과 면이 된다. 책을 보며 들었던 감정의 마지막은 결국 ‘결심’이었다. mbc를 지킬 결심 그리고 눈떠보니 후진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을 다시 선진국으로 되돌릴 수 있는 힘이 내게 있다는 마음을 먹는 결심. 좌절하지 않고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