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자신감
일상은 국어사전에서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로, 'Routine'은 영한사전에서 '(지루한 일상의) 틀, (판에 박힌) 일상'으로 정의한다. 무언가를 날마다 반복하는 일은 지루하고 판에 박힌 듯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로 엄청난 일이다. 우공이산, 수적천석이라는 말도 있듯,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도 그것을 매일 반복하는 일은 큰 변화를 이끈다.
MBTI가 J로 끝나는 나는 매일 루틴을 지키는 일이 삶에 안정감을 줄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안겨주기에 더욱 소중하다. 최근에 술을 8일 연속으로 마시고 헬스장을 8일 만에 가게 되었다. (나는 술 마시는 행위 자체를 즐긴다.) 주(酒) 주간에 나는 불어난 허리둘레만큼이나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느꼈다. 루틴을 깨는 첫날에는 '에이~ 하루 정도 안 갈 수도 있지.' 둘째 날에는 '뭐 꼭 매일 가야 하나?' 싶었지만 루틴을 깨는 게으름조차도 반복될 수 있는 것이었다. 운태기(운동 태만기)의 극복은 굉장히 단순했다. 그냥 헬스장을 갔다. 그리고 다음 날도 갔다.
매일 운동을 하는 일이 삶의 다른 부분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정김경숙)』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직장에서 탈탈 털리고 자신감이 바닥을 치는 날, 집에 돌아온다고 생각해 보자. 에이, 기왕 기분 나쁜 김에 오늘은 술이나 마시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분명 더 피곤하고 무기력한 내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의 악순환을 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어제도 그제도 했듯이 변함없이 오늘도 운동화를 고쳐 신고 조깅을 하고, 어제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잠자리에 든다면? 조금 힘든 하루였지만 알차게 보낸 덕분에 매몰되었던 감정의 골짜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요동치던 감정도 어느덧 안정감을 되찾는다. 지치고 피로한 몸과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 보내고 다시금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세상이 무너져도 반드시 지키는 루틴이야말로 우리를 삶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버티게 만드는 힘, 더 나은 내일로 우리를 이끄는 힘이다.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운동이지만 꾸준히 한 결과 저자는 검도, 백패킹, 마라톤에 있어 꽤나 긴 경력과 본인의 열정만큼이나 업무를 할 수 있는 체력도 얻게 되었다. 딱 1년만 매일 운동을 하자고 다짐한 저자는 그 루틴을 지키면서 삶에서도 진취적으로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다짐을 했다. 위스키를 마시고 잠드는 일이 있더라도 운동은 무조건 매일 하자. 헬스장을 가는 운동이 아닌 30분 남짓의 홈트라도 일단은 하자! 그리고 몇 개의 장치를 더했다. 예쁜 헬스 배낭을 샀다. 이전 것이 헤지기도 했고 출근하면서 헬스 배낭을 메야 집에 오기 전에 운동을 하고 오기 때문이다. 다음은 결제이다. 체험만 했던 F45를 결제하려고 한다(체험을 마치면 곧 할 예정). 때로는 입금이 실행을 이끌기 때문에.
매일 운동이라는 루틴은 나를 더 나은 상태로, 그리고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