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빨갱이, 또 다른 기득권이다.
# 1. 노조 카르텔
제가 얼마 전에 군사정권 이야기에서 노조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노조 카르텔, 환경 카르텔, 이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노동자는 약자이고, 환경도 기득권이 아닌데, 카르텔이라는 말이 어떻게 붙느냐?" 이렇게 얘기를 했더니 한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노조가 확성기로 노래 틀고, 노조 가입 안 하면 일 못하게 하고, 노조 사람들만 일감 몰아주고, 이런데도 어떻게 노조 카르텔이 아니냐!"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노조,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위해 생긴 단체인데 왜 노동자들에게 마저 버림받고 있는지, 노조는 왜 미움받고 있고, 왜 노조가 필요한지? 한 번 공부해 봤습니다.
# 2. 건설 현장
제가 일했던 건설 현장에서 몇 달은 저도 근로자 입장이었고, 몇 년은 사용자 입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건설 노조는 근로자 입장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확성기가 가득 달린 차를 현장 문 앞에 대고 새벽부터 노래를 틀었고. 노조 가입된 인원이 몇 퍼센트가 넘어야 현장을 방해하지 않겠다. 우리 노조 인원이 너무 적다, 현장소장 나와라! 그리고 제가 속해 있는 회사에도 노조가 있었지만 월 2~3만 원을 받아가지만 바뀌는 것도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보통 우리가 노조에 갖고 있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공정하지 않다, 노조 간부들만 혜택을 본다. 투명하지 않다, 회비를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 대표성이 없다, 의견 수렴이 너무 부실하다. 시끄럽고 불편하다, 시위를 하고, 파업해서 민폐를 준다. 카르텔화되어있다, 또 다른 기득권이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 3. 왜 그럴까?
그러면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대표해서 협상해야 하는 노조가 왜 이런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요? 이런 이미지를 갖는 게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요? 이런 면에서 노조의 이런 이미지들은 언론과 정치권, 기득권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언론은 파업만 보도합니다. 시내버스 파업에 아침마다 골치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대란이 일어난다. 지하철 파업으로 오늘도 지각했다. 왜 파업을 시도했고, 어떤 협상을 진행 중인지는 끝에 살짝 붙입니다.
'노조 카르텔'이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이 단어로 누가 이득을 볼까요? 바로 사용자입니다. 노조 카르텔, 노조 간부들이 다 해 먹고, 파업해서 사람들 불편하게 하고, 생떼를 쓴다! 사용자 측에서 만든 프레임이죠. 결국엔 일반 근로자들조차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노조에 가입을 안 하고 노조의 대표성이 약해지면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사용자입니다.
# 4. 정말 노조 문제일까?
일부 노조는 정말 문제가 있습니다. 노조 내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고 간부들끼리만 이야기하고 정해버립니다. 걷은 노조비도 투명하지 않게 사용됩니다. 비정규직, 파견직, 임시직은 노조에 들어갈 수 없고 정규직들만 노조에 들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노조원들에게 정보를 잘 전달해주지도 않고 젊은 노조원들과 소통하지 않는 노조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많은 권리들은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닙니다. 아이들도 밤낮으로 일을 했던 시절이 있었고, 주 52시간제, 최저임금제도, 산재보상제도, 퇴직금 제도, 출산휴가, 육아휴직, 연차제도, 사실상 대부분의 복지들이 노동운동의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노조들의 잘못된 점들을 보고 "노조는 필요 없어, 사회악이야"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런 권리들을 원하면, 그건 좀 앞뒤가 맞지 않는 거겠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5. 노조, 어떻게 해야 할까?
노조에 대한 혐오로 이득을 보는 건 사용자입니다. 회사죠. 노조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보다는 적절하고 건강한 비판이 필요합니다. 내가 일하는 환경이 더 쾌적하고 내 건강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당연한 거죠. 그러면 우리는 노조를 비판하면서도, 참여하고, 감시하고 같이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노조를 외면하면, 결국 손해 보는 건 우리니까요..
선진국에서는 직원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아서 직원들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음 노조 시리즈 2편에서는 ‘노조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선진국들의 노조 문화를 알아보고, 발달한 직원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부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