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75%에 대해서
# 1. 대선 출구조사
방금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그중에 20대 남성 표를 좀 자세히 봤습니다. 제가 현재 20대 남성 중 1명이기도 하고 다른 연령대, 성별에 비해 TV에서나 매체에서나 설명이 잘 안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을 써볼까 합니다.
이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원래 보수였던 30대 남성이 표가 갈렸다.
20대 남성은 여전히 보수를 지지한다.
# 2. 30대 남성의 진보 복귀
우선 30대 남성들은 지난 대선 이후, 작년 총선을 거쳐 보수 지지세가 많이 줄어들고 진보 지지가 대폭 늘었습니다. 저는 경험이 쌓인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난 대선 때 보수를 지지했지만 2030 남성에 대한 정책은 없었구요. 작년 총선 때도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2030 남성에 대한 정책 변화를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계엄령부터 6.3 대선 직전까지 터졌던 수많은 정치 이슈들.. 교과서에서만 보던 계엄이 터지고부터 안 보던 뉴스를 챙겨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겁니다. 그러면서 점차 정치성향이 바뀌었고 결국에 30대 남성의 결과는 이렇게 됐습니다.
아직 그래도 더 믿어보자는 몇 %가 더 보이지만 대부분의 표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 3. 병역의 책임
저는 여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 남성에서 여전히 보수 표가 많이 잡히는 것은 결국 병역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20대 초반, 10대 후반은 군대를 앞두고 있는 남성들입니다. 치열한 레이스 같은 학창 시절을 끝내고 드디어 성인이 되어 나오려는데 2년, 1.5년의 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나마 최저시급 정도로 월급이 올랐다지만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기간입니다.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교육받을 권리
재산권
표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제한당하면서 가장 젊고 활력이 넘치는 1년 6개월을 참고 참으며 국가에 헌납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20대 남성을 감사한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길에서 군인들을 만나더라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 남자라면 가야 하는 곳, 그냥 희생을 강요하죠.
그리고 사회로 나오면 아무런 지원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페미니즘에 대해 백래쉬, 반발이 생겨나는 거죠. 분명히 이번에 집권당이 될 진보 진영에서도 이 문제를 직시하고 군인에 대한 인식, 당연한 감사 표시,
군인 처우 개선, 사회 정착 지원 등 그 기간을 다 보상해 줄 수는 없어도 적어도 잊지 않겠다는 제스처는.. 꼭.. 선거 때문이 아니더라도 필요해 보입니다..
# 4. 30대 남성
반면에 30대 남성, 20대 후반 남성들은 군을 전역한 지 시간이 꽤 지나갔죠. 이때부터는 군대에 대한 기억보다는 내 옆의 여자친구, 배우자, 딸의 사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때부터는 오히려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쉬가 덜한 거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진보 지지세로 돌아왔지만
이 20대 남성의 보수화, 20대 남성의 탈진보화를 "일부 커뮤니티의 작은 문제다" (생각보다 이 커뮤니티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고, 중요하게 다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려서 판단을 잘 못한다"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들이다" "계엄령에 책임이 있다" 이렇게 몰아세울 것이 아니구요.
분명히 '병역'에 대해서 여러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제 생각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도 땀 흘리며 고생했을 군인 분들께 감사하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