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인 결과를 원하는 건 아닐까?
# 1. 왜 몰입을 찾을까?
아마 제가 다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게 한 가지 이유일 거 같습니다. 우울증이 있으면 뭐든지 비관적으로 보이게 되고, 제 미래도 최악만 상상하게 됩니다. 그치만 무기력해서 몸은 움직이지 못하죠.. 원래 상태라면 100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8~90만큼 노력할 수 있다면. 우울증이 온 상태에서는 비관적으로 보여서 150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기력증으로 50도 노력을 하지 못하죠.. 그러다보니 뭔가 이걸 한번에 만회하거나 초인적인 힘이 필요하다고 느끼거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험기간처럼, 창업한 사람들처럼, 몇달 밤새웠다는 사람들처럼, 몰입기간을 원하게 됩니다.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몰입을 원하기도 합니다.. 생각하던 것보다 결과가 너무 안 나오고,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할 때, 이런 몰입 기간을 원하게 됩니다.. 지금 제 상태가 딱 그러합니다. 유튜브 성장이 느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느릴 줄은 몰랐거든요.. 작가가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브런치 북을 써보니, 작가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ㅎ)
# 2. 욕심 때문일까?
이런 이유들을 따져봤을 때, 제가 몰입을 원하는 이유는 욕심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현재에 불만족하고, 더 나아지고 싶어서, 다음 step으로 넘어가고 싶어서. 내가 100 만큼 하고 100 만큼의 결과를 원하는 게 아니라, 100을 해도 120의 결과를 원해서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면 몰입은 이 욕심을 해결해 줄 수 있는가? 루틴과 몰입은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하는가? 도대체 몰입은 무엇인가? 매일 8시간씩 몰입하는 것과 2~3주간 지속적으로 몰입하는 것은 뭐가 다른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들었습니다.
# 3. 몰입이란?
몰입은 영어로는 flow라고 합니다. 흐름이라는 뜻도 있죠. 보통 3가지 특징으로 설명됩니다. 우선 의식이 한 곳으로 집중되고, 몰입하는 시간이 짧게 느껴집니다. 무아지경이라고 표현되기도 하죠. ‘나’라는 감각이 없어지고, 그 일을 하고 있는 과정으로 꽉차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두번째, 과제의 난이도는 적절해야 합니다.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지도 않아야 하고, 너무 쉬워서 집중을 못하게 되어도 안되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번에 짚었던 자발성이 필요합니다. 보상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행동을 해야하고, 하는 것 자체로 의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근데 제가 생각했던 몰입과 이런 보편적인 몰입은 조금 차이가 있어보입니다. 저는 시험기간처럼 4주 정도, 유튜브와 내 글쓰기로 돈을 벌겠어! 이런 목표였죠.. 그래서 밤새 몰두하고 일어나자마자 바로 또 몰입하고, 이렇게 해야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창업가가 그랬듯이, 차고에서 밤새고, 일론머스크는 침대를 가져와서 회사에서 자고, 나도 그렇게 여기에 푹 빠져들어서 하루종일 이 일들만 해야 몰입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 4. 욕심이었구나
하지만 이렇게 이유를 따지고 보니, 아마도 ‘욕심’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차고에서 밤새는 이야기’와 ‘몰입으로 각성된 초월적 기간’이라는 전설에 빠져 초인적인 힘을 원했던 것 같거든요. 특히나 제가 원하는 목표들은 명확한 과정이 있는 길도 아니고, 그 결과들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시험기간 식으로 이 목표들을 이뤄보겠다는 건 제 욕심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침대를 가져와서 회사에서 자더라, 그런 이야기가 많았죠. 근데 일론머스크가 첫 창업을 한지 지금 몇십년이 지났죠? 근데 일론 머스크는 아직도 엄청난 근무시간을 자랑합니다. 실제로 일론머스크는 철저한 루틴을 지킨다고 알려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몰입은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고, 매일 반복 가능한 시스템 속에서 재현가능해야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 5. 루틴 속의 몰입
루틴에 실증을 느끼고, 욕심이 생겨서 몰입기간이라는 욕심을 부렸지만, 루틴 없이 몰입만 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몰입이라는 것이 2시간, 길면 4시간 정도 밖에 유지될 수가 없고, 반복되는 루틴 속에 이런 몰입하는 시간을 잘 배치하고, 하루하루 그 몰입하는 시간을 늘리고, 몰입도를 높이면서 더 좋은 결과를 원하는 것이 더 맞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글은 아마도 이런 시험기간형 몰입보다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저는 제가 짜 놓은 루틴 속에서 몰입하는 시간을 얼마나 극대화하고, 어떻게 더 잘 활용하는가, 알아보는 글들이 될 것 같습니다. 몰입하는 이유를 찾아보며, 숨겨진 욕심을 깨닫고, 노력의 방향을 좀 수정하게 된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루틴은 왜 무너질까?”라는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