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해서' vs '하고 싶어서'

자율성은 몰입에 얼마나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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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율성과 몰입


제 지난 경험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자율성은 몰입에 있어 굉장히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몰입을 시작하는 데에도 자율성이 필요했고, 몰입을 유지하는 데에도, 이후에 결과를 평가할 때도 자율성은 굉장히 중요한 잣대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런 자율성이 몰입을 하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인가, 과학적, 논리적 증거들을 좀 뒷받침해보려고 합니다.


‘해야 해서’, ‘하고 싶어서’는 각각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를 뜻하겠죠. 외적 동기는 돈, 명예, 또는 사회적으로, 남들이 좋다니까, 누가 시켜서 뭔가를 하는 거겠죠. 내적 동기는 진짜 내 스스로가 하고 싶어서, 재밌어서, 잘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싶어서, 뭔가를 하는 걸 말합니다.


보통 대부분의 연구나 책에서는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죠. 특히나 몰입, 영어로 flow를 연구했던 ‘칙센트미하이’도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외적 동기로 인해 시작된 행동에서는 몰입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자발적으로, 스스로 선택한 행동에서 대부분의 몰입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외적 동기로 일을 할 때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지속적인 행동에 저항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런 연구들 중 몰입의 결과에 대한 연구도 있습니다. Deci와 Ryan은 내적 동기로 시작한 일과 외적 동기로 시작한 일이 결과가 같더라도, 우리의 인생에 주는 영향, 자기 효능감이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제가 경험적으로 느꼈던 거죠.. 결과가 같더라도 자발적으로 시작해야 우리의 자존감과 자부심이 된다. 반대로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자발적으로 몰입하지 않았다면 그 결과가 그렇게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 2. 회사와 자율성


또, 의미 있는 일을 할 때, 더 몰입이 잘 된다고 합니다. 같은 피아노 연주회더라도 가족과 연인이 보러 온 연주회에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요. 반대로 의미를 느끼기 어려운 일을 할 때는, 몰입이 훨씬 어렵다고 합니다.


제가 회사에서 ‘실제로 일을 하시는 분들’을 관리하는 분들을 관리하는 분들을 관리할 때. ‘실제로 일하시는 분들’의 업무량을 보고 받고, 그걸 서울에 있는 관리직에 보고하기 위해, 자료를 만들고, 그 자료를 상사에게 검토받는.. 이렇게 일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일은 그만큼 몰입이 어렵다고 합니다.. 당연한거겠죠..?


제가 본사에 있을 때, 당해봤던 마이크로 매니징.. 엑셀 테두리 어떻게 해라, 글씨 크기 줄여라, 도장 선에 맞춰 찍어라, 서체 바꿔라, 슬리퍼 신고 화장실 가지 말아라(!!) 이런 마이크로매니징은 부하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창의성을 결여되게 만들고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떨어뜨리고, 결국엔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립니다.


반대로, 우리가 게임을 하면, 오픈월드 게임, 자유도 높은 게임을 선호합니다. 게임 속에서 자율성이 높아야 몰입이 더 잘되고 만족도가 높다는 걸 게임 제작자들도 아는 거겠죠. (근데 상사들은 모릅니다..)





# 3. 선택의 책임감


이건 조금 이상한 예일 수도 있지만, 군대를 갈 때에도, 해병대는 내가 선택해서 갑니다. 자발적으로 지원을 해서 가기 때문에, 훈련이나 체력단련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훈련병 때, 내가 왜 선택했을까..?라며 후회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했으니까 버텨보자.. 이런 자발적인 선택의 책임감이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군생활의 기억도 좋은 기억으로 포장되어 있구요.


이런 내적 동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몰입을 하면, 우리의 현재가 당장 즐겁게 됩니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행복한 순간이라고 이야기하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생을 돌아봤을 때, 아니 지난 일주일만 돌아봐도, 제가 몰입해서 글 쓰고, 영상만든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거든요. 물론 몰입해서 게임했을 때도 즐거웠고, 노래 들으며 운동에 몰입했을 때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구요..


중요한 건, 그렇게 몰입을 하고 나면, 즐겁고, 즐거워서 더 빠져들고 몰입하게 되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성과도 올라간다는 겁니다. 물론 저는 아직 글이나 영상이 돈이 된다거나, 성과로 보이는 건 없지만, 그래도 이 몰입의 선순환을 믿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분야에 자발적으로 몰입하고 계신가요?

다음에는 ‘나는 왜 다시 몰입을 찾을까?’라는 글을 가지고 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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