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소리의 집

불광동 카페 공음

by muhyeonng





편안함을 특별함이 아닌 자연스러움이라 여기는 태도.

불광동 재개발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는 골목길 카페 공음의 이야기다.

있는 그대로의 삶과 가치가 담겨있는 이곳.

바깥 풍경이 전면으로 보이는 유리문은 수시로 열렸다 닫히며 다양한 이들에게 향유되고 있다.

일상에서 마주한 것들이 문득 예술로 느껴지는 이유는 감각을 환기하기 때문이지 않은가.

공음에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당신은 예술이 정말 대단한 게 아님을 깨닫게 될 거다.









통상 사람 관계도 그렇듯, 아무리 괜찮은 조건을 가졌 다 해도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인연으로 매듭지어질 수 없다. 공음 박지원 대표는 그래서 지금의 자리를 선 택했다. “마음에 들었어요. 출퇴근길에 공실인 것을 보 고 결정했죠. 골목에 위치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간 바쁘게 달려왔던 나에게 주는 선물이자 휴식 같은 공간을 찾고 있었거든요. 아마 창업하셨던 분들 은 아실지도 몰라요. 공간을 보자마자 ‘여기서 해보고 싶다!’라는 직감이요.”


운영자 입장에서 불편이라 여기 는 요소들은 최대한 없앤, 말 그대로 쉼을 위한 공간이 되길 바랐다. 그렇게 공음은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해가 지고 뜨는 순간 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열린 결말과도 같은 카페다. 모든 걸 포용하고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은 18평 남 짓한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되도록 언제나 열려있으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손님들이 나가실 때 ‘공음은 안에서 바깥을 구경하기 참 좋은 곳’ 이란 말을 해주고 가기도 해요.”



좋은 카페에 관한 기준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이 되어주는 것’이라 말했다.

“어느 날은 간단한 작업 공간, 어느 날은 담소만으로도 괜찮은 공간, 어느 날은 집에 들어가기 전 하루를 마무 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필요에 의한 공간 은 목적이 다하면 더 이상 찾게 되지 않는다. 공음엔 분명 필요를 넘어 애정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무기가 있 기에 사람들이 찾아오고, 또다시 찾는 거다.


세대를 가리지 않는 다부진 디저트 맛에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도 야무지게 포장해 가는가 하면, 선물 받은 디저트 맛에 반해 찾아온 손님도 있다. “디저트를 매번 정해놓고 판매하지 않아요. 그냥 제가 만들고 싶은 디 저트를 판매한다거나, 그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재료 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편이에요. 늘 빼놓지 않고 준비하는 디저트가 있다면 클래식한 기본 스콘이나 브라우니에요. 꾸준히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커피의 경우 언제 마셔도 일정한 맛을 내는 것이 포인트인데, 온도가 낮아지는 계절엔 쫀득한 질감 의 우유와 고소한 에스프레소가 어우러진 카푸치노를 찾는 이들이 유난히 많다.


“제 카푸치노 거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약간의 산미와 고소한 맛이 담긴 원두와의 조합이 상당하 죠. 손님들이 디저트와 마시기 좋은 커피라고 칭찬해요.”



겨울의 공음에 대해 높은 하늘과 새하얀 눈을 보기 적합한 곳이라 소개하는 박지원 대표. 사람 온기로 가득 채웠던 그간의 겨울엔 뽀 얗게 김이 서려있었다.


“재즈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제가 청각과 후 각에 예민한 편이라, 손님에게도 편안하고 조용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아마 공음이 손님들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생 각을 비울 수 있는 분위기와 시간일 것 같아요. 그리고 뜨끈한 고구 마 나눠 먹기 정도랄까요!” 겨울철 가게 앞. 그는 고구마 트럭을 그 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박스씩 사서 구워놓는다. 그리고 SNS로 ‘오늘 고구미 노나 묵어요’ 같은 게시글을 올려, 감도 높은 이벤트를 준비 하기도 한다. 퇴근길에 들른 손님까지 식은 고구마로 알뜰히 챙긴다. “공음에 오는 행복은 이런 게 아닐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무심한 듯 작은 배려로 만들어가는 끝없는 이야기 소리, 공음.

공간 소리를 뜻하는 이곳에 펜과 노트를 들고 기록 의 소리를 보태고 오는 건 어떨까.

사랑이 고여 있는 곳으로 당신의 소리도 흘러 들어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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